유레루
ゆれる: Yureru , Sway , 2006

영화 <유레루>는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데뷔작인 <산딸기>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 작품이다. 친구가 살인을 저지르는 광경을 목격한 꿈을 꾼 것이 작품 구상의 계기가 되었는데, 그 대상을 동성이자 형제라는 필연적인 관계로 설정하여 주변 환경에 의해 흔들리기 쉬운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6년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국내 시장을 독식 하다시피 하던 가운데서도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일본 영화의 한국 진출이라는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도쿄에서 사진작가로 성공한 타케루(오다기리 죠)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1년여 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본가에 가기 전 아버지와 형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잠시 들리게 되고, 그곳에서 어릴 적 친구 치에코(마키 요코)를 단번에 알아보지만 어떠한 연유에서인지 모른척하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기일 행사를 마치고 형 미노루와 함께 주유소로 돌아 온 타케루는 치에코를 보여 상념에 빠진다. 타케루는 치에코를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하고 그제야 아는 척,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눈다. 반가움과 어색함이 공존하는 가운데 불현듯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타케루, 치에코는 잠시 고민에 빠지지만 결국 두 사람은 그날 밤 사랑을 나누게 된다.
다음날 미노루의 제안으로 치에코와 함께 하스미 계곡으로 드라이브를 간다. 오랜만이기도 하고 추억이 있는 곳이라 무척이나 들떠 보이는 미노루와 달리 타케루와 치에코의 사이의 분위기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좀 더 가까워지려는 치에코의 행동에도 타케루는 거리를 두려는 애써 외면하고 건너편 계곡으로 발길을 옮긴다.
사진 촬영에 몰두하던 타케루의 시선이 멈춘 낡은 다리 위에 미노루와 치에코가 흔들리는 다리처럼 위태롭게 서 있다. 그녀를 붙잡는 미노루, 그의 손을 뿌리친 치에코. 멀리서 두 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보던 타케루의 눈에 순식간에 사라진 치에코와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앉아 버린 미노루의 모습만 남아 있다. 예상치 못하게 유일한 목격자가 되어버린 타케루. 과연 두 형제의 운명은?
영화를 리뷰를 하기에 앞서 작품의 특성상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이점은 참고 했으면 좋겠다. 본 작품이 혹평을 받은 건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연출력도 있지만 불완전한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감독은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흔들리는 마음과 그 영향으로 인해 조작된 기억이 진실이라 믿는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흔들리는 다리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변 환경에 의해 낡고 쉽게 흔들리는 다리의 모습은 겉으로는 꺾일 것 같지 않던 확고해 보이던 인간의 마음도 언제 어디서 변할지 모른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실제 꿈과 달리 영화에서는 형과 동생 사이에 벌어지는 형제간의 갈등을 소재로 삼았다. 이는 타인과 달리 형제라는 혈연으로 맺어진 끈끈한 관계임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인간이 숨겨진 이기심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타케루는 잘못을 알면서도 형을 위해 진실을 감추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지칠 때로 지쳐버린 형의 모습과 슬퍼하는 치에코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 보고 그것이 진실이라 믿는다. 타케루는 처음 치에코를 만났을 때 알면서도 그녀를 모른 척 했다. 뒤의 행동들을 유추해 봤을 때 그녀와 엮이긴 싫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것은 참을 수 없었던 소유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타케루의 의도와 달리 그 일 이후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다가오는 치에코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타케루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고 치에코에 대한 미안함을 덜어내기 위해 형을 이용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형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잠재되어 있던 무의식들이 거짓을 진실로 믿게 만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늘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형제라는 끈끈한 혈연관계임에도 흔들릴 수도 있고,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또 다른 실체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면 마냥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누군가에 느끼는 미안함 또는 죄책감 또한 불완전한 마음의 한 부분일 것이다. 중심을 잡기 힘든 시소처럼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사물을 개관적으로 보는 자세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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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인간의 심리를 다룬 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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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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