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What a Man Wants , 2017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이제는 충무로의 한 기둥으로 우뚝 선 ‘이병헌’ 감독의 작품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아주 화려하다. 2008년 개봉한 <과속스캔들> 각색, 2011년 개봉한 <써니> 각색 및 스크립터, 2014 <타짜-신의 손> 각색, <오늘의 연애> 각본, <스물> 각본, 감독, 그리고 2018년 <바람 바람 바람>까지. 아주 큰 성공을 거둔 대작은 없지만, 소소하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감독이다. 그는 2014년 개봉한, 자신의 영화감독 데뷔 도전기를 그린 <힘내세요, 병헌씨>를 통해 제 38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5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다. 그리고 영화 <스물>로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17년, 영화 <냄새는 난다>로 제 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 국내작품상), 제 12회 대전독립영화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3월 열린 이 영화의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희망에 빠진 남자들’이라는 체코 영화가 원작이다.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을 땐 ‘우리나라와 정서가 맞지 않는다’고 봤다. 그런데 원작은 감정보다는 상황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 사람들의 감정에 궁금증이 생겼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제는 코미디 영화 전문 감독으로 슈퍼루키에서 충무로의 한 기둥으로 성장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바람 바람 바람>, 과연 어떤 영화인지 살펴보자.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총 7인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 중 주인공은 넷이다. 석근, 봉수, 미영, 제니. 석근과 미영은 남매 사이이며 봉수는 미영의 남편이다. 그리고 제니는, 봉수의 여자친구(바람)이다.
석근은 20년 차 베테랑 바람둥이이다. 베테랑이라는 표현이 참 웃기지만, 영화에서는 그렇게 그리고 있다. 그에 반해 봉수는 미영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남편이다. 비록 꿀이 뚝뚝 떨어지는 사랑꾼 남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바람피울 줄도 모르는 남편이다. 그런 봉수에게 석근은 바람을 종용한다. 바람은 나쁜 것도 아니며 오히려 삶의 활력을 주는 긍정적인 것이라 말하며 말이다.
바람에도 전염성이 있던가, 고지식하고 바람은 꿈에도 꾸지 않을 성격이었던 봉수가 신세계에 눈을 뜬다. 석근과 가까이 지내던 제니에게 이끌리게 된 것. 봉수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눈을 뜨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 다음엔 온통 바람이다. 두 부부가 나오는데, 그 두 부부를 구성하는 네 명은 모두 바람을 피운다. 서로의 외도를 알아채기도 하고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기도 하며, 혹은 배우자와 외도한 사람과 한 식탁에서 밥을 먹기도 하며 이야기는 끝가지 치닫는다.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막장 코미디로 그치길 바랐다면 시작 안 했을 거다. 일상에서 작은 일탈에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불륜이란 법적으로 처분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큰 죄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군데군데 코믹적인 요소가 묻어있다. 누군가에게는 코믹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졌겠지만, 필자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사실 이 영화의 본질 자체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B급 막장 코미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아마도 감독은 이 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 한 것 같다. 필자는 느끼지 못했지만, 감독이 말하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사랑을 경험한 누군가라면 깨달을 수 있을지도.
젠더와 정직한 사랑에 예민한 관객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B급이라도 괜찮고 불륜이라도 코미디 영화에서 유머러스하게 다룬다면, 막장이라도 영화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킬링타임 정도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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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짱짱한 주연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궁금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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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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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세 청춘의 열혈 우정을 그렸던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신작 <바람 바람 바람>(이하 <바람>)으로 복귀했다. 이번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짜릿한 일탈과 허무로 얼룩진 어른의 세계를 다룬다. 뷸륜이라는 부담스러운 소재임에도 교묘하게 수위와 완급 조절에 성공한 이병헌 감독이 펼쳐 보인 ‘바람’의 세계는 일견 상큼하고 좀 더 들여다보면 애잔하다. 색(色)을 앞세운 성인 코미디가 아닌 인과응보 즉, 모든 일에는 응당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에두른다. 휘발성 강한 웃음 뒤 허무한 찝찝함과 노골적인 바른 생활 선도 메시지에 따른 거부감이 없는 이유다. 제주도의 호젓한 풍광으로 둘러싸인 <바람>은 그렇기에 한 번 더 되새기고 타이틀인 세 개의 ‘바람’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그렇다고 사색 가득한 영화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이병헌 감독의 위트 넘치는 대사는 여전하다. 오히려 더욱 리듬감 살아있고 음미의 정도가 깊어졌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어딘지 짠한 어른으로 얽히고설킨 인간사를 들려준다.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2011)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 4월 2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unyoung.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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