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어게인
(The Bachelors, 2017)

사랑하는 아내, 믿음직스러운 엄마를 잃은 빌과 웨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고자 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추스르는 데만도 벅차다. 떠난 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슬픔은 그들의 삶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삶에 갑자기 들이닥친 커다란 슬픔은 두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시간이 지나 극복하려고 해봐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두 사람의 일상에는 떠난 이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자리 잡는다. 극복하기 힘든 슬픔 앞에서 사람은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이 아픔을 극복할 방법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은 듣기 좋은 허울인 게 아닐까?

새로운 학교로 전학한 웨스는 레이시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난다. 당당하고 시니컬한 레이시 또한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커다란 장벽 앞에서 삶의 혼란을 느끼고 있다. 각자의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은 서로의 슬픔을 나누고, 어떻게든 행복을 찾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아내와 사별하고 겉잡을 수 없는 슬픔에 빠진 빌에게도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 웨스의 학교에서 불어를 가르치는 교사인 카린이다. 치근덕대는 동료 교사를 떼어내고자 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선 카린 또한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지니고 있다.

극중 어머니를 잃고서도 방황하는 아버지를 돌봐야 했던 웨스의 처지가 안타깝다. 그 또한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인데, 아내에게 일상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던 빌은 아들을 돌보기는커녕 자기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도 버거워한다. 그런 아버지를 지탱하고 스스로의 삶까지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웨스는 지치고, 절망한다. 결국 부자 사이는 갈등을 향해 치닫는다.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안은 네 사람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다. 빌과 웨스의 시선에서 담담하게 진행되다가도 그 모습은 카린에게로, 또 레이시에게로 옮겨간다. 이들 등장인물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 본, 혹은 현재진행중인 관객이라면 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다가올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겪는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싶어지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미워지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상처는 언젠가는 치유된다. 비록 흉터가 남는다 하더라도,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 <해피 어게인>은 허전하게 뻥 뚫린 일상에 다시 한번 행복이 찾아오리라는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화려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보다는 잔잔한 일상, 힐링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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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힐링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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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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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남성이 끔찍이 사랑하던 아내를 잃었다. 함께 살던 공간에 더 머무르기 힘든 그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아들과 함께 낯선 동네로 이사하고 만다. <해피, 어게인>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상실의 아픔을 소재로 한다.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인물과 사연이지만, 진짜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부자간의 에피소드로 작품만의 공기를 형성한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지켜 보는 소년 ‘웨스’역의 조쉬 위긴스는 평범한 듯 깊은 눈길로 사람 마음을 흔드는 연기를 선보인다. 서로의 영역에 과도하게 넘나들지 않고 제 중심을 잡는 주연 배우의 호흡이 좋은 편이다. J.K. 시몬스, 줄리 델피 같은 베테랑 배우의 단단한 연기는 물론이고,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2016)로 데뷔한 사샤 레인을 떠올리게 할 만큼 혼란에 빠진 안타까운 10대 소녀를 잘 연기한 오데야 러쉬도 매력적이다. 힘들었던 당신이지만, ‘다시 행복해질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고작 24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촬영됐다. 커트 보엘커 감독이 독립영화 <파크>(2006)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18년 3월 22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