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딩 스틸
Bleeding Steel , 2017
여전히 펄펄 날아다니는 성룡의 영화를 보는 일은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액션 현역으로서 노장의 투혼이라고 말하기에는 성급한, 청년 성룡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자 존경의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익스펜더블> 같은 영화에서 노회한 액션 스타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지만 성룡은 아직 그쪽으로 가기엔 멀었다. 최근엔 아버지 역할을 주로 하면서 자식을 둔 중년의 고뇌와 에피소드를 보여주긴 하지만 액션만큼은 여전히 청년이다. 게다가 지형지물을 이용한 무술과 글로벌한 로케이션은 성룡 영화의 계속되는 확장성을 보여주면서 누구나 즐기고 볼 수 있는 볼거리와 재미를 충분히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경찰특수기동대인 린(성룡)은 곧 수술에 들어갈 딸에게 가기 위해 병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가는 도중 임부를 부여받는다. 생화학 무기 전문가를 보호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끝내 딸이 수술하는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병원 앞에서 차를 돌린다.
그리고 무기 전문가인 제임스 박사를 호위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린과 동료들은 갑작스럽게 중무장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급습을 당한다. 테러리스트의 리더인 안드레는 박사를 죽이려 한다. 하지만 무지막지한 화력과 폭탄으로 경찰특수기동대를 제압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항하여 린은 온몸을 다해 그들을 막고 스스로 폭탄을 터트려 테러를 막는다.
시간이 지나고 린은 더 이상 경찰이 아닌 일반인으로 호주의 시드니에서 그럭저럭 살아간다.
그리고 린은 린을 잘 모르는, 혹은 기억을 못하는 딸 낸시의 주변을 맴돌며 딸을 돌본다. 대체 어찌된 일일까. 한편 호주의 유명 작가인 릭 로저스는 공상으로 출발한 SF 과학 소설을 출간하는데 갑작스럽게 또한 테러리스트의 공격를 받게 된다. 소설의 내용인즉, 인공심장을 이용한 바이오로이드의 제작. 예전의 그 때처럼 다시 안드레의 테러가 시작된 것인데, 대체 작가 릭 로저스는 이 소설의 내용을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쓴 것인가. 그리고 안드레가 그토록 찾는 것은, 아니 없애려고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선가.
영화는 중구난방처럼 이야기가 서술되고 세월을 바로 건너뛰기도 하지만 들여다보면 일직선의 스토리로 되어 있다. 즉, 성룡은 딸을 지키기 위하여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열심히 방어하고 끝내 그들을 막아선다는 것.
이 하나만 따라가면 영화는 충분히 즐겁고 볼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호주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액션 볼거리는 홍콩이나 헐리우드를 벗어나 색다른 이국적 재미를 준다. 시드니 하우스를 배경으로 오페라 하우스의 안과 밖, 옥상과 난간 모두를 활용한 거침없는 액션은 과히 성룡다운 액션으로 재밌는 액션 씬을 만들어낸다. 미끌미끌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지붕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기까지 쉴틈없는 격투와 추격을 하는 장면들은 오랜만에 리얼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성룡의 전성기에 보여준 <폴리스스토리> 시리즈나 <용형호제> 시리즈에 버금가는 스케일을 보여주며 아직 녹슬지 않은 격투 액션까지도 만끽한다.
그리고 대만의 신예 리슨(나지상)과의 케미는 유머코더를 놓치지 않는 성룡의 유쾌한 액션을 맛을 더하는데 깐족거리는 리슨과 낸시(오우양나나)의 사이에서 아버지 성룡의 모습은 자연스러우면서 재밌는 웃음 코드를 중간중간 숨겨두었다.
젊은 시절에는 온몸을 다 사용해도 모자라는 듯, 최대치의 액션을 뽑아내는데 힘을 쏟았다면 이제 성룡은 보다 스마트하고 정돈된 액션과 취향으로 액션의 색다른 갈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얼마전 출시된 <더 포리너>가 딸을 잃은 아버지의 맨몸 복수극이었다면 이 영화 <블리딩 스틸>은 딸을 지키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기로 읽힐 수 있다. <더 포리너>에서 야생의 본능적 복수심만을 보여주며 웃음기를 완전히 제거한 하드보일 스타일이었지만 <블리딩 스틸>은 다시 되찾은 웃음과 여유로 다시 제대로 성룡 영화로 돌아온 느낌이다
성룡은 진지할수록 어려워보이고 편안하게 할수록 쉽게 읽혀진다. 성룡의 코믹 액션에 익숙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액션을 취할지언정 웃음 코드는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룡의 액션과 모험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성룡 영화의 재밌고 편안한 영화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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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룡 팬이라면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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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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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이 오페라하우스 꼭대기에서 악당과 한판 액션을 벌인다. 호주를 배경으로 촬영된 <블리딩 스틸>은 생체실험이라는 거대한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다. 실험 실패로 등장한 악당이 복수를 시작하고, 성룡은 그를 저지해야만 한다. 단순한 구도처럼 보이지만 소설가나 최면술사 등 불필요한 인물이 여럿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장황해진다. 성룡의 어린 딸에게 숨겨진 사연은 억지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폭발, 총격, 자동차 추격전 등 작품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액션 시퀀스는 예상대로 규모 있게 구현했지만, 눈길을 잡아 끄는 독특함이나 긴장감은 부족한 편이다. 영화 속 악당의 행동은 때로 철 지난 공상과학물 속 인물을 구경하는 느낌까지 준다. 흥미로워 보이는 이런저런 소재를 버무렸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노장 성룡의 쉼 없는 작품 활동은 치하할 만하지만, 그 이름이 주는 신뢰가 점점 가벼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완다 미디어 등 중국 거대 자본이 제작에 참여해 호주에서 촬영됐다. <미인어>(2016)에 ‘문어오빠’역으로 출연해 매력을 뽐낸 나지상이 이번에는 다소 역할 불분명한 요원으로 출연한다.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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