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갈
Dangal, 2016
<당갈>은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가 두 딸에게서 숨은 재능을 발견하곤 레슬링선수로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못 다 이룬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꿈을 아들에게 이어줄 요량이었지만 줄줄이 딸만 낳고는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와중 두 딸이 동네 남자아이를 쥐어 팬 사실을 알게 되고 희망을 얻는다. 아들이건 딸이건 무엇이 중요한가! 어차피 금메달은 똑같은 금메달인데! 천하무적 보수의 끝판왕 인도의 성 고정 관념이 타파되는 순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영화란 틀에 박힌 뻔 한 흐름으로 이어져나가 영화를 안 봐도 줄거리, 결과, 대사를 끼워 맞출 수 있다는데 이 영화는 그런 지루한 플랫을 찾아 볼 수 없다. 아무래도 영화의 배경인 인도라는 특성 때문인 것 같다. 인도는 여러모로 후진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여권이 바닥을 쓰는 정도라 여자라면 머리카락을 덮고 발목을 덮어야만 한다. 그리고 갓 중학생 정도의 나이에 팔려가듯 결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주인공인 기타와 바비타는 그런 인도에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레슬링복을 입으며 결혼이 아닌 꿈을 최종목표로 전진한다. 비록 그것이 아버지의 희망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시행된 것이기는 하나 기존의 악습을 타파하고 인간답게 변화해간다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보수적인 인도에서는 엄청난 한 걸음이고 엄청난 용기일 것이다. 인도에서 밥 먹듯이 이뤄지는 성차별적인 순간들, 그런 순간들을 깨트리는 아버지와 두 딸의 통쾌한 한방들이 이 영화를 이루고 있기에 이 영화는 우리의 예상을 단번에 뒤엎는 웰메이드 영화로 올라선다. 아마 인도영화 중에선 <세 얼간이>와 버금가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마냥 진지하고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2시간 40분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곳곳에 숨겨둔 유쾌한 유머감각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대체 스포츠영화에서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 싶지만 성차별에 대응하는 모습들, 두 딸이 레슬링에 자부심을 느끼며 진심으로 다가서는 모습들이 스토리에 꽉꽉 눌러 담아있다. 특히나 같은 상황에 놓여있던 두 딸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다른 결과로 치닫는 과정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와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인도영화의 트레이드마크인 단체춤이 사라진 것이다. 인도영화에서 뜬금없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처음 접할 땐 당황스러워도 자꾸 보면 또 매력적인지라 이런 변화가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방식이 바뀌었을 뿐 흥겨운 인도음악은 여전히 곳곳에서 흘러나오니 그 중독성이 오히려 무서울 지경이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사로잡은 스포츠영화 그 이상의 <당갈>.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명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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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온 가족이 함께 볼수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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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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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어로 ‘레슬링 경기’라는 뜻의 <당갈>은 레슬링 선수 출신 아버지가 두 딸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는 인도산 스포츠 드라마다. 내용과 전개가 쉽게 예상될 만큼 뻔한데도 상당한 재미를 보증하는 작품이다. 적재적소에 이야기 전개 장치와 유머를 깔아 놓은 감독의 연출력은 물론, 배우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빛을 발한다. 진짜 여자 레슬링 경기를 보듯 박진감 넘치는 여러 경기 장면은 탄성이 흘러나올 정도다. 발리우드 특유의 뮤지컬같은 군무 대신, 서사를 뒷받침하는 멜로디와 가사를 적절히 조화한 배경음악도 감정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린다. 무엇보다 여성 인권에 비상식적일 정도로 꽉 막힌 태도를 보이는 인도에서 여성 레슬링 선수를 다룬 작품이 나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물론 두 딸을 훈련한 아버지의 강인함과 집념을 긍정적으로 그렸고, 관객이 인도 국뽕(?)이란 무엇인지 맛보게 해줄 정도로 인도에 대한 큰 애정을 표한 덕이 크다. 어쨌든, 많은 사람의 입맛을 맞추면서도 161분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을 주는 흔치 않은 작품이란 건 분명하다. 2016년 인도 개봉 당시 3,60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세 얼간이>(2009)의 아미르 칸이 엄격하지만 두 딸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 역으로 분하며 놀라운 체형 변화를 보여준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