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맨
Early Man , 2018
아드만 스튜디오가 돌아왔다. 다시 한 번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게다가 이번엔 톰 히들스턴, 에디 레드메인과 함께 했다. 아드만 스튜디오의 신작 <얼리맨>,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영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아드만 스튜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아드만 스튜디오와 클레이 애니메이션 모두가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지 먼저 짚고 넘어가자. 아드만 스튜디오는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 과 같은 참신하고 기발한 소재로 클레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어온 클레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여기서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란, 다른 말로 쉽게 풀이하면 ‘지점토 실사 애니’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애니메이션 화면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클레이로 직접 인형을 만들어 모든 움직임을 손으로 구현하는 장르를 말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형태를 가진다. 이는, 정지된 물체의 움직임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하여 마치 연속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르이다. 이 말인 즉슨, 사람이 클레이 인형의 모든 움직임을 일일이 구현하고, 그 구현 장면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었다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 영화에 어느 정도의 정성이 들어갔는지 상상이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이 장르는 보통 1명의 애니메이터가 1주일을 찍으면 보통 3-4초의 분량을 뽑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대개 러닝 타임이 짧을까? 그렇지 않다.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89분이다. 이 영화는 1일에 3초를 촬영했으며 완성하기까지 12년의 제작 기간을 지냈다. 40대의 카메라가 동시 촬영했으며 나무 한 그루를 세우는데 일주일, 인형 하나를 제작하는데 10주 정도를 소요했다. 참고로 60그루의 나무, 3,000여 개의 퍼펫이 영화의 제작에 사용되었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닉 파크 감독은 “온종일 찍은 분량이 3초밖에 안 되더라도, 그 장면이 좋으면 우리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1주일에 1분 정도를 찍었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박인 것이다.”라며 <얼리맨> 속 캐릭터와 스토리를 완벽하게 담기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영화의 제작 과정과 영화의 질이 비례하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영화가 어떤 제작 과정을 거친 영화인지(특히 이런 장르의 영화라면) 알고 본다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며 캐릭터 하나. 하나의 움직임과 사물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라.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자. 영화 <얼리맨>은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갈등을 축구라는 소재로 참신하게 풀어냈다. 영화의 주인공 더그는 석기 시대의 원주민이다. 더그가 살고 있는 원주민 마을은 한 마디로 구식이다. 돌과 바위밖에 부릴 수 있는 무기가 없으니, 먹이사슬의 정상으로 올라갈 수도 없으며 그들은 스스로를 토끼나 잡고 살 운명으로 치부하며 산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산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하지만 더그는 조금 불만이다. 그는 매머드가 잡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런 그들의 평화가 깨진다. 평화 파괴의 주범은 청동기 왕국의 매니저 누스다. 누스는 광산 근처에 자리 잡은 더그의 원주민 마을에 쳐들어가 그들을 쫓아내고 광물을 캐기 위해 사람들을 보낸다. 더그와 마을 사람들은 청동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한 누스와 그 일당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누스와 그 일당들은 매머드까지 잡을 능력이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녔다. 마을 사람들은 결국 마을에서 쫓겨나고, 더그는 청동기 왕국으로 납치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더그는 ‘신성한 경기’를 본다.
더그가 본 신성한 경기는, 다름 아닌 축구이다. 청동기 사람들은 축구를 ‘신성한 경기’라 부르며 챔피언 팀을 찬양하고 숭배한다. 더그는 청동기 왕국의 그런 모습을 보고, 누스에게 대결을 신청한다. 마을의 자유를 걸고 챔피언 팀에게 도전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더그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곧 절망으로 돌아온다. 도전정신과 승부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원주민들은, 축구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축구공을 만져본 적도 없는 그들이 어떻게 청동기 왕국의 챔피언을 이긴단 말인가? 과연 오합지졸 더그의 마을 사람들이 누스와 청동기 왕국 일당을 물리치고 마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에서 확인하시길!
이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위대한 개인이 모인 팀보다 팀워크가 좋은 팀이 위대하다.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나 홀로의 위대함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며 그들과의 유대이며 사랑이라는 것. 원래 애니메이션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하지만 어른들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전달방식과 표현방식, 그리고 단순하지만 뚝심 있는 그 메시지는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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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 &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
아드만 스튜디오의 작품을 즐겨본 사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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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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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 시대 선조부터 축구를 즐겼을 거란 영국적 상상력을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 <얼리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리그를 자랑하는 영국의 은근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평생 몸집 작은 토끼만 잡으며 삶에 안주하던 석기 마을의 얼리맨들은 나라를 빼앗으려 드는 청동기 왕국에 맞서 한판 축구 대결을 벌인다. 어린 관객의 호응이 중요한 장르인 만큼, 지레 자기 능력에 한계를 두지 말고 과감히 도전해봐야 한다는 다소 정직한 메시지를 담았다. 어른 입장에서도 <어벤져스> 시리즈의 톰 히들스턴과 독특한 매력으로 한국 팬을 사로잡은 에디 레드메인의 목소리 연기에 빠져 볼 만하다. 두 배우는 좀 촌스럽긴 해도 정감 가득한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점토로 한 땀 한 땀 빚어낸 손바닥만 한 캐릭터를 한 동작, 한 동작 움직여 촬영하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한, 상당한 품이 든 작품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치킨 런>(2000) <월래스와 그로밋> 시리즈를 흥행시킨 영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드만 스튜디오가 1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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