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 앤 파이어
salt and Fire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는 너무도 잔잔하고 느리고 조용해서 어느 정도 단련이 되지 않은 관객들에겐 매우 위험한 도전작이다. 테오 앙겔로풀로스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역시도 예술적 취향이 맞지 않는 이들에겐 수면제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성공한 감독들이며 영화사에 영원히 남을 거장들로 기억될 것이다.
빔 벤더스와 함께 독일 영화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었던 뉴 저먼 시네마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조크의 솔트 앤 파이어는 예술성과 오락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취하지 못한 졸작이다.
차라리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를 위한 예술영화로 만들었다면 이보다는 나았을 텐데.. 이 영화는 대체 무엇을 위해 만든 영화인지조차 모르겠다. 물론 끝까지 집중해서 본다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반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인질로 잡혀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까지만 해도 가슴은 두근두근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비행기 안에서 가슴을 만지던 동료의 행동을 볼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수면제 역할을 하리라고는 결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눈이 반짝거리던 순간은 그때가 전부였다.
일단 이 재미없는 영화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면 환경문제를 조사하는 조사단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당해 이유도 모른 채 감금당하고 만다. 두 명의 남자 조연은 감옥에 갇혀 식중독으로 고생하다 이 영화에서 영원히 삭제당하고, 조사단의 대장이자 유일한 여성인 좀머펠트(베로니카 페레스)는 그들을 납치한 매트 라일리(마이클 섀넌)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납치당한 이유를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내용조차 이해하기 쉬운 편은 아니다.
이 영화에는 꿈에서조차 경험하고 싶지 않은 몇 가지 무서운 장면들이 나온다.
그 첫 번째는 IS가 떠오르는 검은 복면을 쓴 누군가에 의해 인질이 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아무것도 없는 대지(무인도)에 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두 눈이 멀어 세상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인데.. 이 장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이 영화의 주제와 관련이 깊다.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결국 인간을 눈이 먼 아이들처럼, 물고기조차 살지 못하는 세상으로 만들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것은 매트가 세상에 경고하는 메시지이며 베르너 헤어조크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제의식과는 무관하게 이 영화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영화의 재미는 단순히 웃기는 것, 무섭거나 예쁜 것을 보여주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영화 내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큰 의미로 와 닿지 않는다. 남녀 배우가 마주보고 앉아서 이해 못할 대화를 늘어놓는 것은 마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성과 맞선을 보는 것만큼이나 지루한 일이며, 새하얗게 펼쳐진 소금사막은 매우 아름답게 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의 심각한 훼손의 예시로 등장한다. 결국 난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본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이 영화에 제대로 빠져들지 못했다.
재미있는 오락영화로 만들었다 할지라도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재미있는 오락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다.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랬다면 적어도 이 영화는 보지 않았을 텐데..
 |
|
 |
자연보호에 관심있는 사람들. |
|
|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