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오브 트리스
The Sea of Trees

영화 <씨 오브 트리스>는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 있던 주인공 아서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려 떠난 장소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나 지난날을 되돌아 보고,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구스 반 산트은 1985년 영화 <말라 노체>로 데뷔하여 <굿 윌 헌팅>, <엘리펀트>, <밀크>, <프라미스드 랜드> 등의 수많은 작품을 통해 영화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감독이다.

일본 도쿄에서도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후지산 기슭의 아오키가하라 숲. 주인공 아서가 굳은 표정으로 입구 앞에 서 있다. 자살의 숲이라는 명성대로 초입부터 자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식의 문구들이 적힌 팻말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누군가 가지런히 벗어 놓은 신발이며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 죽은 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시체와 이미 죽은 지 오래되어 보이는 유골은 한층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얼마쯤 걸었을까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의문의 약을 하나씩 삼키기 시작하는 아서.

순간 그의 앞을 지나는 한 남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길을 헤매고 있던 차였다. 길을 묻는 그에게 나가는 방향을 알려준 아서. 그러나 그곳은 그가 지났던 길이 아니었다. 도와달라며 애원하는 그를 뿌리칠 수 없었던 아서는 함께 길을 찾아 나선다. 앞장서서 걷던 아서는 조금전에 먹었던 약 기운에 비틀거리다 낭떨어지로 추락한다. 큰 부상이 염려되는 상황. 그러나 이곳을 빠져나가는 길을 찾아야 했기에 아서는 다시 몸을 추스린다. 날이 저물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쏟아지는 상황. 가까스로 근처 동굴에 몸을 피해 보지만 갑작스런 폭우로 불어난 물이 동굴까지 침수되면서 두 사람은 물살에 휩쓸리고 만다.

세계적인 거장 구스 반 산트가 연출하고, 제2의 폴 뉴먼으로 각광받는 매튜 맥커너히와 호주를 대표하는 여배우 나오미 왓츠가 주연을 맡은 영화 <씨 오브 트리스>. 아름다운 절경과 더불어 자살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으로 더욱 유명해진 아오키가하라 숲이 영화의 주무대이다.
침엽수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덕분에 그것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위치를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한 장소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자살을 위한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자살의 숲이라는 불명예스런 명칭이 붙어 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있다. 마지막 결심을 하고 들어온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 그 남자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아서는 말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처음에 문득 들었던 생각은 왜 하필 아오키가하라였을까이다. 굳이 일본이 아니라도 마지막을 보내기 위한 장소는 많았을텐데 의문스러웠다. 그러나 주인공이 길을 헤매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숲의 전경이 의문에 대한 답을 주었다. 침엽수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숲은 멀리서 보기에는 멋있을지 몰라도 가까이서 보면 그 속을 알 수가 없고 복잡하기만 하다. 그런면을 떠올렸을 때 아서의 과거와 현재의 심경을 고스란히 대변해 주는 하나의 장치였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그 속에서 인생을 배워간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도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던 아서. 너무도 이기적이었고 상대방을 헤아릴 줄 몰랐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좋은 점도 많지만 희생 또한 불가피하다. 아무리 성향이 비슷해도 그동안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 가치관의 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알면서도 당시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가 막상 그 상황에 닥쳤을 때 깨닫는 경우가 많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우리의 앞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
|
 |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
|
|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씨 오브 트리스>의 배경은 일본 후지산 기슭의 아오키가하라 숲, 자살을 선택하려는 자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든다는 곳이다. 일단 한 번 들어서면 빠져나갈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음산한 그곳에서 주인공은 정체 모를 중년 남성을 만난다. 영화는 숲속을 끝없이 헤매는 두 남성이 넌지시 주고받는 대화로 숨어있는 이야기를 암시한다. 주인공과 아내의 관계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연출은 숲 속 장면의 단조로움을 견제하고, 대사로 미처 다 드러내지 못한 인물의 아픔을 차곡차곡 꺼내어 놓는 역할에도 충실하다. 가장 마지막 장면에 도달한 관객은 의미 있는 반전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품 톤이 지나치게 어두운 감도 있지만,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분명 완주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3)의 매튜 맥커너히가 심도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굿 윌 헌팅>(1997)을 연출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2015년 작이다. 그해 열린 제6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2018년 5월 3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