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트립 투 그리스
Volcano , 2013

모처럼 생각 없이 웃기는 영화가 나온 듯 하다. 이래저래 생각할 필요도 없고, 거창하게 영화적 의미를 가려볼 필요도 없다. 러닝타임 내내 시원하게 웃다 보면 어느새 자막이 올라가고 있음을 깨닫고 짧은 시간이 아쉽게만 느껴질 거라 예상된다. 거기다가 마블 시네마 못지 않은 쿠키영상도 있으니 절대로 놓칠 수 없다.

먼저 영화는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리스 행 비행기에서 재회하는 전남편 알랭과 전 아내 발레리 가 주인공이다. 굳이 남편과 아내란 글자 앞에 전(前)이란 글자를 붙인 것 같이 이미 이 둘은 이혼한 사이이며, 서로가 증오의 대상이다. 아일랜드 화산 폭발로 인해 항공편이 마비되고 둘은 그리스로 가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물론 같이 가고 싶을 리 만무하다. 서로가 통수에 통수를 거듭하나 상황은 결국 둘이서 렌터카를 운전하며 그리스로 떠난다. 그러나 알랭이 렌트한 차량이 발레리의 부주의로 박살 나고 거기에 앙심을 품고 잘못된 버스표를 발레리한테 주며 결국 떼어놓기에 성공한다. 영화는 끊임없는 뒤통수와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차를 박살낸 것에 미안했던 마음도 잠깐, 자신을 떼어놓은 알랭을 저주하며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하는 발레리는 곧 얻어 탄 차량의 주인이 반미치광이 교인 인 것을 깨닫는다. 한편 편안하게 버스로 이동하던 알랭 역시 훌리건들에 의해 버스에서 쫓겨나고 그 역시 히치하이킹을 하나 공교롭게도 발레리와 같은 차량에 탑승케 된다.

미치광이 교인과의 난투 끝에 부상을 입고 겨우 탈출한 둘은 인근 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며 서로간의 진심을 그나마(?) 조금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사건 사고가 여기서 끝날 리 만무하다. 다시 그리스로 떠나기 위해 차량을 훔치고, 경찰의 검문에 걸리나 또다시 경찰차를 훔치고, 비행기도 훔치며 아주 막장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미 서로간이 성격차이와 그 외의 이유들로 헤어진 사이이긴 하지만, 이러한 막장행각을 거치면서 서서히 그 둘의 해묵은 감정은 약간씩 풀리는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점짓 진지해지면서 초반에는 웃음을 유도하다 후반부에서 눈물샘을 자극하며 관객에게 어설프게 무슨 의미를 주려고 하다 실패한 영화들이 많다. 본 영화는 그러한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아주 작정하고 막장 극을 펼치며 끊임없는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물론 저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결국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장면은 약간의 감동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약간일 뿐, 코미디 영화의 본질을 잊지 않는다. 정신 없이 웃기고 또 웃기며 쿠키영상까지 웃기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그만인 영화다. 어설픈 의미부여와 감동 같은 것은 관두고 실컷 웃고 즐기기에 이만한 영화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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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부여 같은 것은 관두고 실컷 웃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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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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