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바이, 웬디
Please Stand By, 2017

태어나서 한 번도 자신이 사는 동네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소녀 웬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웬디는 남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일을 하는데도 힘이 든다. 자폐증 환자들이 지내는 센터에서 사는 웬디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생활하는데, 그런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스타트렉 시리즈를 즐겨 보며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꿈을 키운다.

어느 날, 스타트렉 시리즈를 제작하는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공모전을 개최한다. 웬디는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공모전에 접수하기 위해 4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시나리오 묶음을 들고 길을 떠난다. 비록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지만, 웬디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두려워하지 않는다.

웬디를 매혹시킨 스타트렉 시리즈는 국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작품이다. 장르는 SF 판타지로, 우주를 배경으로 엔터 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이 각종 외계 문명을 접하면서 모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려 1960년대에 방영을 시작하여 탄탄한 팬층을 자랑한다. 대중이 판타지 장르에 원하는 요소를 골고루 담고 있으면서도 과학적 고증이 뒷받침되는 몇 안 되는 작품들 중 하나다.

웬디가 스타트렉 시리즈에 열광한 이유는 분명하다. 극중 웬디는 자폐증을 앓는 인물로, 외부와의 연결과 소통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히 한다. 무한한 우주는 웬디의 내면을 더욱 깊고 성숙하게 만들어주었고 이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우주는 미지의 세상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어떤 상대와 만날지도 예측할 수 없다.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배경이 바로 우주다.

그간 웬디는 철저하게 규칙에 맞추어 생활했다. 규칙적인 생활이 웬디의 삶을 이루는 주축이었고 그건 웬디가 앓고 있는 자폐증에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삶 속에서 웬디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고, 그건 스스로의 힘으로 미지의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고자 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그를 응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웬디의 모습은 설령 그녀의 시나리오가 당선되지 못할지라도 괜찮다는 응원을 보내게 만든다. 비록 첫 걸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지만,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웬디는 성장하고 또 한 걸음 나아간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설에서의 삶은 지루하지만 평온했고, 또 가족들도 안심할 수 있었기에. 하지만 언제까지고 한 장소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웬디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도전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고, 또 낯선 길에 어떤 장애물이 있을지 모르지만, 비록 험난한 길이라 할지라도 도전은 아름답고 충분히 가치가 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우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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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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