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Visages, Villages, Faces Places, 2017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프랑스의 다큐멘터리다. 내가 여태껏 본 다큐멘터리 중 가장 완벽한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사진작가와 영화감독을 콤비로 내세워 예술과 일상의 간극과 동일성을 다루고 있는데, 그냥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예술이다.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영화의 주인공인 영화감독과 사진작가, "아녜스 바르다"와 JR(제이알)을 알아보자. 아녜스 바르다는 1928년 벨기에 출생이다. 그 후 파리로 이주하여 예술사와 사진을 공부한 뒤 사진작가로 일하며 스페인, 중국, 쿠바의 기록 사진들을 찍었으며 1954년에는 전시회를 갖는다. 별반 기술적인 준비 없이 영화 작업을 시작한 그녀는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4)로 "누벨바그의 할머니"로 불리기 시작하였고 1959년부터 1967년 사이의 프랑스 운동에 가담하였다. 단편영화부터 장편 극, 다큐멘터리 등 수 십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나이 90살이다.

JR(제이알)은 1983년 프랑스 출신으로 포토그래퍼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일명 포토 그래피티 아티스트)이다. 그는 전 세계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스케일의 인물 사진 콜라쥬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과 스트리트아트를 결합하여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JR은, 그의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 깊숙한 곳에 들어와 응답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임지에서 선정한 유력한 아티스트 명단에 들기도 했다. 그의 나이 35살이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영화감독과 사진작가가 만나 무엇을 했을까. 게다가 55살이라는 나이 차이까지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말이다. 그들은 프랑스의 가장 큰 도시부터 가장 작은 시골마을까지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붙였다. 그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교감했다. 탄광촌이었던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마을의 집집마다 그들의 얼굴을 프린트해 붙였다. 전형적으로 남자들의 도시라 불리는 항구도시를 방문해 그들의 아내들을 만나 항구도시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조명했다. 그리고 그들의 사진을 컨테이너 6개 높이에 달하게 프린트해 붙였다.

달랑 직선 하나 그어놓고,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형물과 그림을 가져다놓고 예술이라 일컬으며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것이 예술인가? 박물관 깊숙한 곳에 모셔두고 권위 있고 특정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예술인가? 우아하게 차려 입고 정중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하품을 참아가며 즐기는 것이 예술인가? 이 영화에서 말하는 예술은 그런 차원의 것들이 아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예술은 일상과의 대화이며 소통이다.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일상을 위로해주는 것. 비싼 돈을 내거나 우아하고 멋지게 차려 입지 않아도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 직업의 차이가, 성별의 차이가, 나이의 차이가, 출신의 차이가 장벽이 되지 않는 것. 파리 전체를 전시회장으로 만들어버린 바르다와 제이알의 여행 한 장면 한 장면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영화를 통째로 머릿속에 저장해놓고 싶을 정도이다.
단언컨대,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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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예술 다큐멘터리가 보고 싶은 사람
사랑스러운 90살 할머니가 궁금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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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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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운동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자 여성주의 영화 감독으로 저명한 아녜스 바르다, 대규모 인물 사진 콜라주로 이름을 알려 타임지 선정 2018년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길거리 예술가 JR. 영화는 무려 55살 차이의 두 예술가가 벌이는 협업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프랑스 북부 탄광을 지키는 마지막 광부,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공장 노동자들, 항만 노동자들의 아내까지 두 사람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제각기 삶의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는 이들과 마주한다. 그들의 얼굴을 흑백으로 인화해 마을의 가장 큰 벽에 붙여넣을 때마다, 평범한 공간은 그곳에서 살아오거나 오랫동안 일해온 누군가의 이야기를 농밀하게 전하는 건축물로 재탄생한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와 맞닥뜨린 사람들의 기쁜 얼굴은 물론, 두 예술가가 주고받는 대화 속에 은근히 녹아든 웃음까지 작품 전반의 분위기가 따뜻하다. ‘예술은 평범한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가치를 몸소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2017년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골든 아이상을 수상했고, 올해 열린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18년 6월 11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