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베 작전
7 Days in Entebbe, 2018

20세기 최대의 인질구출 작전이라 불리는 엔테베 작전이 영화로 나왔다. 물론 영화화되기 매우 좋은 역사적 사실이고 긴박감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쓰여지는 스토리는 특수부대의 활약상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작전의 긴박감과 스릴 액션보다는 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것도 인질과 테러범이라는 양극의 심리가 아닌 인질, 테러, 협상, 그리고 인질극이 벌어지는 공항 등 다양한 층위의 인물군 입장이 대변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를 하면서 보다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고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 부여한다.
그 기회를 찾아 들어가 보자.

1976년, 이스라엘을 떠나 프랑스로 가던 에어 프랑스 여객기는 직항으로 가지 않고 중간에 아테네에 도착해야 하는데 그 때 여객기가 납치된다. 승객들 중에 테러범이 있었던 것.

250여명의 승객 중 이스라엘인들이 100여명이나 있는 상황에서 테러범들은 아프리카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여객기를 이동하게 한다. 테러범은 4명인데 2명은 남녀로 구성된 독일 적군파 테러범이고 2명은 아랍 테러범이다.
이들은 구속된 테러범 52명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인질들을 죽일 것이라는 말을 전한다.

이제부터 인질구출작전과 협상, 테러범들과 인질들간의 심리전 등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면서 영화는 긴장을 극대화한다. 테러범들과는 절대 협상하지 않는다는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과 100명이 넘는 자국민을 보호해야한다는 당위성, 그리고 팔레스타인 인민해방 혁명을 완수하려는 테러범들의 목숨을 내놓은 인질극은 이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배경으로 바탕으로 매우 긴박하게 돌아간다.
여객기 납치부터 인질극, 엔테베 공항 기습 작전까지 이어지는 시간은 무려 7일.
실제로 비행기는 이스라엘에서 중간 기착지인 아테네로, 아테네에서 납치되어 리비아로, 그리곤 아프리카 우간다로 이동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테러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테러범들의 요구와 이스라엘의 작전은 1970년대의 정치 상황을 돌아보면 지금도 참조해야할 정치적 입장과 인도주의적인 갈등의 해결 방안을 어떻게 뚫어야할지 참조하게 된다.

특히 테러와의 협상은 절대 없다는 사명감과 기조는 아마 이 때도 적용되어서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 지구상에서 발생되는 테러와의 전쟁에 굵은 획을 그은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납치범들은 예상을 엎고 아프리카로 향하면서 다른 테러범들과 합류를 하면서 계획을 성사시켜 나간다. 이들의 경로를 예상하지 못한 이스라엘 정부는 기습적인 항로에 당황하지만 곧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이뤄지는 작전에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정부와 군사 작전 간의 긴밀한 협조가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찾아줘>, <몬태나> 등 선이 굵은 여성 캐릭터를 덤덤하게 해내는 로자먼드 파이크의 모습은 의외이면서 영화를 볼수록 매우 잘 어울리는 인상을 준다. 강인하면서 무표정한 얼굴은 테러범의 인상을 완벽하게 소화하였기에 마지막 장면에까지 로자먼드의 시선으로 이 상황을 계속 지켜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덮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나선 다니엘 브륄과의 커플 테러범 모습은 커다른 총을 매고 있으면서도 70년대 복장치고는 매우 케미가 잘 되었기에 공항에서의 인질극이 한편의 연극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재미도 준다.

하지만 결말이 이미 역사적으로 나와있기에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알고 있어서 영화적인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한다. 그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감독은 뮤지컬처럼, 혹은 다큐처럼, 아니면 상황극처럼 어두운 긴장감을 색다르게 표현한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영화의 배경을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수긍가는 연출일 수도 있겠다 싶다.
영화의 주요 시선은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도 아닌 바로 독일 적군파의 입장에서, 다소 거리를 두고 펼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질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 국민이라는 이유로 감금되어 적군의 교환 대상이 되었으니 주체가 되고,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을 구해야할 입장에서 구출자의 입장이 되는데 영화에서는 이들의 시선보다는 독일 테러 커플의 모습에서 다른 양상을 구하는 셈이다.

70년내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지만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처럼 테러는 지금 2010년대에도 지구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간극은 해소되지 않았다. 여객기를 납치하고 본인들의 요구사항을 발표하는 테러범들의 모습을 보면 그토록 당당하게 싸우고 일을 벌이는 배경에는 일반인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어떤 종교적 가치 이상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엔테베 공항에서 인질들과의 신경전을 벌이는 독일 테러 커플의 모습을 보면 목숨을 내놓고 저지르는 일에 대한 그들의 미래가 과연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일까?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테러에 대한 텍스트로도 읽혀지지 좋은 이 영화는 오락영화처럼 2시간 동안 재밌게 즐기다 잊혀질 그런 쉬운 영화는 아니다.
납치부터 인질극까지 순서대로 곰곰이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진지한 표정과 함께.
 |
|
|
|
|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1970년대 국제 정서는 테러리스트와는 어떤 타협도 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기조였다. 특히, 이스라엘은 강경한 대테러 원칙을 고수했던 국가였다. 1976년 발생한 비행기 납치와 구출 작전인 '엔테베 작전' 을 바탕으로 한 <엔테베 작전>은 납치부터 인질 구출 작전 종료까지 7일간을 차분히 기록한다. 영화는 네 명의 테러리스트 중 두 명의 독일 남녀(로자먼드 파이크, 다니엘 브릴)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의 싸움에서 제삼자인 동시에, 유대인을 학살했던 국가 출신이기에 완전히 방관자일 수 없는 것이 그들의 포지션. 독일, 이스라엘(유대인), 팔레스타인의 삼각관계 속에 테러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영화는 엔테베 공항과 이스라엘 정부 두 곳을 교차적으로 중계하며 중립적인 시선을 줄곧 유지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협상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동안, 엔테베 공항에서 유대인들은 따로 격리를 당한다. 2차 대전 당시의 유대인이 겪었던 억압과 말살을 상기하는 한편, 불시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의 억울함을 토로한다. <엔테베 작전>은 초반 의사 결정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구출 작전 현장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오프닝과 엔딩은 무용 공연으로 장식하는데, 공연 퍼포먼스는 감각적이고 다의적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유례없는 비행기 납치에 승객 전원 구출이라는 최고의 작전을 수행한 지 40여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반목은 끊임없고, 갈등은 첨예하고, 서로를 향한 총구는 더 잔인해진 현재, 출구가 어딘지에 물음을 던진다. <로보컵>(2014)의 감독 브라질 출신 호세 파딜라가 연출했다.
2018년 6월 5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