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녀
Take Me to the Moon , 2017

나이가 들면서 다시 한번 그 때로 돌아가고픈 때가 있기 마련이다. 과거를 부정하기 보다는 과거로 돌아가 지금 현재의 이야기를 돌려놓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지금 현실의 결과를 알기 때문이지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의 일을 기억못한다면 말짱 헛일이 아닌가. 그래서 대부분의 타임슬립 영화들은 지금의 일에 대해서 온전히 기억한 채 과거로 돌아가 앞으로 벌어질 일을 변경하려고 애쓴다. 그것이 연애이던, 우정이던, 어떤 사건이던간에 말이다.
정샹(류이호)는 과거 밴드활동을 하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다. 그런데 반가움도 잠시, 함께 활동하던, 지금은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은페이(송운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멤버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자리를 그렇게 파해진다.

사실 3년 전 일본에서 정샹은 은페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예전에 은페이는 노래, 춤, 외모 모두 출중하여 일본으로 가서 제2의 아무로 나미에가 되어 화려한 스타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은페이는 그렇게 되지 못하고 환경미화원으로서 살아가는 중이었다.
정샹은 은페이를 좋아했고 그녀의 꿈을 응원했기에 일본에 가서 오디션을 보라고 부추겼던 자신을 자책했다.
멤버들과의 안 좋은 모임 뒤끝에 거리를 정처 없이 걷던 정샹은 문득 노파로부터 목련꽃 세 송이를 받게 되는데 목련꽃 냄새를 맡자 곧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자 1997년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타임슬립이 일어난 것. 그 시절 그 때로 돌아온 절호의 기회. 정샹은 은페이가 일본에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된다. 그리고 마음에 두었지만 그대로 놓쳤던 첫사랑에 대한 아쉬운 기억도 다시 제대로 복원하고 싶기도 하고…

정샹이 과거로 돌아간 시점은 1997년이다. 한국도 1997년은 IMF가 발생하여 좋은 기억이 없는 해이지만 대만의 1997년도 매우 쇼킹한 이슈가 있었던 해이다.
대만의 톱스타 장위성이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한 것. 지금도 대만에서는 장위성의 음악은 높은 수준의 품격 있는 음악으로 국민 음악처럼 들리고 장위성을 추억하는 팬들은 여전하다.
이 영화 <안녕, 나의 소녀>는 장위성을 기리는 것에 주저하지 않겠다는 듯 그대로 장위성의 음악으로 점철되어 있고 심지어는 콘서트를 하는 장위성의 모습도 등장한다. 장위성의 노래들과 가사, 그리고 은페이를 향한 정샹의 사랑과 마음은 그대로 하나가 되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는 것이다.

사실 장위성을 몰라도 영화는 충분히 아련하고 청춘 로맨스로 풍부한 추억거리를 소환해준다. 교복을 입은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어느 나라든 그 정서는 마찬가지 일 것이기 때문이다. 10대 후반의 풋풋한 첫사랑은 20대가 되어도, 30대가 되어도 잊혀 지지 않는 인생의 큰 추억이 아닌가. 그 시절로 돌아간 정샹이 은페이를 다시 만나는 것은 지금 30대가 되고 40대가 된 성인 관객의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샹은 커서 멋진 셰프가 되고 싶어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인기 만화였던 <미스터 초밥왕>의 열혈 독자였기 때문이다. 10대 소년의 동화는 그러나 지금 까맣게 잊혀져버렸고 그저 사회 경제인으로서 과거의 추억을 기억할 뿐인 생활인이 된 것이다.
그런 정샹이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이 되어서 그 때의 기억을 모두 안은 채 첫사랑을 만났으니 온전히 해야 할 목표는 바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정샹의 마음과 은페이의 감정을 영화는 노랫말을 통해서 표현하고 배경음악을 통해서 느낌을 전달한다. 대만영화는 중국영화와는 결이 다른 것이 그런 면에서 한국적인 감정과 비슷하다.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시시했던 대중가요의 모든 가사들이 다 내 이야기가 된다는 말처럼 대만영화 속 음악들은 영화의 스토리와 맞물려 그렇게 함께 주제가 되어 흘러나온다.
그리고 청춘 스타로 자리매김한 정샹역의 류이호와 은페이의 송운화는 마치 우리나라 청춘 스타처럼 풋풋하고 잘 어울리는 연인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서양 영화처럼 이질적이지 않은 청춘들의 모습은 한국을 떠나서 동양권의 공통 문화가 만나는 감정으로 공감되어 어느 한국의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고 볼수록 느낌이 살아난다. 게다가 90년대라는 시대적 특성 때문인지 그 때의 한국과 대만은 무척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고증을 거쳐 당시의 문화와 음악, 패션들을 보면 한국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원한 이목구비로 활짝 웃는 송운화의 얼굴은 정샹이 그토록 은페이의 미래를 바꾸려고 애쓰는 모습을 저절로 응원하게 하고, 류이호의 서글서글한 얼굴은 한국 남자 스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타임슬립 로맨스 영화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풋풋한 청춘으로 돌아가고픈 관객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붙잡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를 보고 나면 추억의 사진 앨범을 들쳐보거나 인턴에서 그 때 그 아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번쯤 검색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안녕, 나의 소녀 또는 안녕, 나의 소년을 부르고 싶은 마음이 영화가 끝나도 오래오래 여운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 여운을 소중히 간직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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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분
류이호, 송운화 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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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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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피우거나 꽃향기를 맡고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다? 시간 판타지의 익숙한 설정이다. <나의 소녀 시대>의 주인공 '린전신'으로 풋풋함을 뽐냈던 송운화가 또 다른 소녀로 출연한 <안녕, 나의 소녀>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만 특유의 달달 오글 정서에 판타지를 살짝 가미한 청춘 로맨스물이다. 동창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베이스로 짝사랑, 첫사랑, 꿈과 좌절 등등 상황에 맞게 추억을 소환하고 변주하나 전형성을 답보하고 특이할 것 없다. 다만, 소녀를 지나 여성의 얼굴을 한 송운화를 비추며 서사 한편에 어두움을 깔고 간다. 영화 속에는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대만 가수 ‘장위성’을 향한 애정과 헌사가 짙게 녹아 있다. 그의 음악을 비롯해 남녀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가 감미롭게 흐른다. 과거로까지 돌아가 소녀를 지키고 싶었던 소년 ‘정샹’은 류이호가 연기한다. 사준의가 연출했다.
2018년 5월 15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