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니를 찾아서
In Search of Fellini, 2017
영화 <블랙스완>에서 베로니카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세니아 솔로의 주연작 <펠리니를 찾아서>. 유럽 문화의 중심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수동적인 삶을 살던 주인공이 영화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이다.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악동 바트 성우로 유명한 낸시 카트라이트가 젊은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썼다고 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어린 시절부터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던 클레어와 케리 자매. 그중 언니 클레어는 마술과 요정을 좋아했고 맹목적인 사랑만을 해왔던 탓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딸 루시가 그런 험한 세상을 경험하지 않게 하기 위해 꿈같은 영화들만 보여주고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이상을 느낀 클레어는 병원을 갔다 암 선고를 받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집으로 돌아와 혼자 남겨질 딸을 걱정하며 케리와 이야기를 나누던 것을 루시가 우연히 엿듣게 되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부랴부랴 일자리 구하기에 나선 루시. 구인광고를 보고 영화 제작 보조에 지원을 한다. 그러나 성인 영화를 만드는 영화 제작사 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루시는 황급히 자리를 뜨는데, 설상가상으로 스쿠터 마저 주차위반으로 압류당하고 만다.
허탈함에 빠져 있던 루시. 낯선 남자에 이끌려 도착한 곳에서 발견한 펠리니 영화제. 이탈리아 유명 감독인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제였던 것이다. 처음 보는 영화들에게 루시는 마음을 뺏기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감독의 영화들을 보며 그를 찾아 가기로 결심하고 약속을 잡는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명소들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발자취도 따라가 볼 수 있는 영화 <펠리니를 찾아서>.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이 각박한 현실과 마주하며 겪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명소들과 로맨스의 결합으로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영화이다.
루시의 운명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아레나 원형 극장 부터 도시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람베르티 탑, 산 마르코 광장 등 이탈리아의 대표적 명소들인 베로나, 베네치아, 로마 등을 모두 감상 할 수 있다.
페데리코 펠리니는 스토리 전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을 쓴 작품이기도 하고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에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그의 헌정 영화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많이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이정도로 많이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자아를 형성해 가는 단계인 청소년기 때까지는 어느 정도 수동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성인을 성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클레어는 자신이 받은 상처를 루시가 받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늘 꿈같은 세상만 보여주었고 루시는 그게 세상의 전부라 여겼다. 그래서 막상 현실에 나왔을 때 루시는 아무것도 몰랐고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엄마의 사랑이 자식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늘 꿈같은 영화일 수만은 없다.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지금 보다 더 힘든 상황들이 많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정들을 채득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능동적인 자세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
 |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고 있는 사람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가 궁금한 사람 |
|
|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펠리니를 찾아서>의 주인공 ‘루시’(세니아 솔로)는 스무 살이 되도록 엄마와 함께 살고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으며 흔한 친구도 없다. 그녀가 엄마와 함께 즐겨 보던 고전 영화 속 세상은 딸에게 아름다운 것만 보여 주고 싶었던 엄마가 만들어 놓은 세계와 흡사하다. 멋진 남녀 주인공이 꿈같은 로맨스에 빠지고 신나는 모험을 경험하는 그야말로 영화 같은, 현실과 괴리된 모습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현실을 외면하고 꿈속에서 살 수는 없는 법. 스스로 알을 깨고 나가야 할 때임을 은연중에 자각할 즈음, 우연히 접한 ‘펠리니’의 영화는 ‘루시’의 몸과 마음을 강타하고 그녀를 뒤흔들어 놓는다. 펠리니 영화 속 등장인물의 흉측한 모습도 이해할 수 없는 대사도 상상과 현실이 뒤섞인 난해함도 ‘루시’가 살아가야 할 현실의 모습에 다름아니다. ‘펠리니’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불현듯 이탈리아로 떠난 ‘루시’는 환상, 현실, 혹은 그 경계를 넘나들며 ‘펠리니’를 찾아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펠리니를 향한 오마주로 꽉 찬 영화는 종종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을 차용하거나 직접 등장시키곤 하는데, 반가울 수도 다소 맥락 없이 느껴질 수도 있는 지점이다. 신비한 외모의 세니아 솔로가 순진무구한 ‘루시’를 연기, 그녀의 최근작 <펫>(2016)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악동 '바트 심슨'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낸시 바트라이트가 실제로 펠리니를 찾아 이탈리아로 떠났었던 자신의 젊은 시절 경험을 살려 각본을 집필했다. 타론 렉스톤의 연출 데뷔작이다.
2018년 7월 10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