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는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스릴러로서 독특한 자기 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이던 주인공 ‘델마’는 새 친구 ‘아냐’를 만난 뒤 발작을 일으킨다. 학기 초 스트레스에 동성 친구 ‘아냐’를 향한 욕망과 죄책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뇌전증 증세가 촉발된 줄로만 알았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다르다. 영화는 자기 내면에 자리한 초자연적인 힘을 감지한 ‘델마’의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에 집중한다. 그 감정이 폭발하면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 이후, 시종일관 ‘델마’를 통제하는 듯했던 부모님의 입을 통해 그의 기괴한 역사가 드러나고 영화는 자기만의 결론으로 전진한다. 눈과 얼음이 가득한 북유럽 노르웨이의 풍광에 얽힌 서늘한 서사, 초자연적 힘을 드러내는 신선한 연출, 빛의 깜빡임을 극대화한 뇌전증 검사 시퀀스까지 독특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다만 영화의 호흡이나 인물 감정의 진척이 그리 빠른 편은 아니며, 시각을 매우 강렬하게 자극하는 몇몇 장면은 경우에 따라 괴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라우더 댄 밤즈>(2015)의 각본을 맡은 에스킬 보그트와 연출을 맡은 요아킴 트리에가 다시 한번 협업한 작품으로 제50회 시체스영화제 유럽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18년 8월 9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