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필 프리티
I Feel PRETTY , 2018
주인공 르네는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슬픈 여자다. 매사가 부정적이고 힘든 르네는 어느 날 살을 빼려고 스피닝을 하다가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이 엄청난 미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자신에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철썩 같이 믿는 르네는 그때부터 달라진다. 스마일은 기본! 자신감 넘치는 초긍정적 마인드로 감히 넘볼 수 없었던 일자리도 덥석 도전한다. 자신감도 얻고 일도 얻고 남자도 얻은 르네의 매력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결론적으로 르네에게 온 외적인 변화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르네가 초반보다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자신감의 힘이다. 자신감은 표정에서 드러나고 행동에서 드러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뿐인데 이렇게 달라보이다니 확 와 닿는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근본적인 메시지가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다. 르네는 자신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을 외모와 연결 지어 생각하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은 여자들에게 부정적이다. 사람들은 르네에게서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자신을 외적인 울타리 안에 가둬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남을 ‘외적’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피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외모에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이다.
확실히 우리는 외모지상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요즘은 많은 매체에서 이런 사태를 부정적으로 그리며 외모의 굴레에서 탈피할 것을 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에서 실천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화장을 하지 않는 사람더러 민폐라고 하고 연예인만큼 날씬하지 않으면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게으름쟁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거울을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진다. 나와 남을 비교하며 한층 더 불행해지고 그래서 남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 것 같다. 외모품평을 여는 예능은 허다하고 외모 관리하라는 광고도 판을 친다. 심지어 외모비하 개그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나온다. 참 기괴한 사회현상이다. 다행히도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책, 언론매체에서 탈코르셋에 대한 움직임이 강해지고 이슈화되고 있으니 그 변화는 천천히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 필 프리티>는 이런 중요한 쟁점을 알기 쉽게 풀어낸 초보길라잡이쯤 되겠다. 복잡한 줄글보다 내용은 겉핥기식일지 라도 누구나 알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이해시켜준다. 거울 앞에서 자신감을 잃은 모든 여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던 르네의 대사가 참 인상 깊어 남겨본다.
“어린 소녀일 때,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죠. 배가 나오든 춤을 추든 놀든 팬티가 엉덩이에 끼든. 그런데 우리가 자라면서 점점 우리자신을 의심하게 돼요. 우리가 모든 자신감을 잃어버릴 때까지. 만약 그런 순간들을 우리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것보다 강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가 외모를 따지지 않았다면 혹은 목소리를 따지지 않았다면? 그 소녀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면? 누군가 우리에게 부족하다면서 마르거나 예쁘다고 하지 않을 때, 우리가 현명하게, 난 그것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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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뻐지고 싶은 모든 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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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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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그럭저럭 잘 생활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고질적인 외모 고민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을 쳐 힘겹다면, 속는 셈 치고 <아이 필 프리티>를 관람하는 건 어떨까. 머리를 다치는 사고 이후 영 불만스럽던 자기 외모가 미친 듯이 아름답게 변했다고 느끼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물론, 남들이 보는 그의 외모는 전과 똑같다. 자신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사람을 얼마큼 매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말하는 드라마는 흔하지만,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2015)의 에이미 슈머가 주인공이라면 그 매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섹스를 주로 다루는 입담으로 팬덤을 형성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그는 때로는 소심한 듯, 때로는 능청스러운 듯한 스크린 앞 코믹 연기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그 덕에 깔깔대고 웃게 되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다년간의 무대 경험으로 성적인 유머의 완급을 정확히 조절하는 감각마저 뽐낸다. 겉모습보다 중요한 건 자존감과 긍정 에너지라는 다소 뻔한 메시지가 덕분에 꽤 빛난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각본을 쓴 에비 콘, 마크 실버스테인이 연출을 맡았다.
2018년 6월 4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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