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괴
Monstrum, 2018
늦은 밤, 갑작스러운 폭우로 산 중턱에 발이 묶인 보부상들이 있다. 그들은 장안에 자자한 소문인 물괴를 두려워하며 서둘러 길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빗속을 뚫고 정체불명의 짐승이 보부상들을 덮친다. 인왕산에 흉악한 짐승이 나타나 백성들을 해친다는 소문이 자자한 중종 22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흉측한 생김새로 인해 물괴라고 부르는 그 정체불명의 짐승으로 인해, 백성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물괴의 출현이 자신을 몰아내려는 대신들의 계략이라 여긴 중종은 과거 내금위장을 지냈던 무인 윤겸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윤겸은 믿을만한 동료 성한과 활쏘기 재주가 있는 외동딸 명, 중종이 보낸 허 선전관과 함께 물괴를 해치우기 위한 수색대를 조직한다. 산속을 수색하던 수색대는 물괴의 둥지를 찾아내고, 곧 보고도 믿기 힘든 흉측한 짐승과 마주한다.
과거 유능한 내금위장을 지냈지만, 지금은 토끼 한 마리 제대로 잡기 힘든 사냥꾼 생활을 이어가는 윤겸과 그의 십년지기 동료 성한, 그리고 윤겸의 하나뿐인 딸 명. 가난한 생활을 이어가던 세 사람 앞에 중종과 허 선전관이 나타난다. 한때 윤겸이 극진히 모셨던 왕은 물괴라는 괴물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흔드는 대신들을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물괴를 처치해 줄 것을 청한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정체불명의 짐승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물괴>는 전설 속의 동물인 해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매우 흉측하고 난폭하다. 수십 명의 사람을들 죽음에 이르게 한 물괴는 언제, 어떻게 태어났을까? 물괴가 출몰한다는 인왕산 인근은 사람들의 인적이 뚝 끊어지고, 물괴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수색대만이 드나들게 된다.
물괴가 나타난 현장을 찾아간 윤겸. 그는 현장에서 물괴를 보았다는 한 소년과 이야기를 나눈다. 물괴가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한 소년은 뜻밖에도 너무나 침착한 모습이었다. 윤겸은 이에 의문을 품고, 눈썰미 좋은 명은 이것이 괴물이 아닌 사람의 짓이라는 증거를 찾아낸다. 그러나 물괴를 실제로 보았다는 사람들 또한 속출하고, 백성들은 무척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상황. 윤겸은 물괴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의 시신을 관찰한 뒤 아주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다.
물괴가 실제로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시작된 언쟁은 흉흉한 민심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종은 착호갑사를 불러들여 인왕산을 수색하고, 산을 수색한 끝에 우연히 들어선 길에서 커다란 짐승 발자국을 발견한다.
왕권을 확립하려는 왕과 이를 저지하려는 대신들, 그리고 괴수를 둘러싼 액션이 주된 요소인 <물괴>는 비록 스토리의 허술함이나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 등으로 인해 혹평을 받아왔지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에서 물괴가 보여지는 CG는 비교적 자연스러웠으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괴수 영화라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다만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물괴라는 괴수를 다루는 방이 좀 더 매끄러웠다면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있다. 물괴라는 영화에 대해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사극에서 괴수라는 영화는 흥미로운 소재이며, 이 영화에 대해 아쉬움이 있지만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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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액션, 활극을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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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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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는 1500년대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 액션물이자 크리쳐물이다. 490여 년 전 궁궐이라는 고전적인 배경에 VFX 기술의 집약체인 크리쳐 ‘물괴’를 접목한 시도만으로도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 몇 줄기에서 시작된 영화적 상상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평가할 만하다. 다만, 내용을 뜯어보니 실망할 만한 구석이 적지 않다. ‘물괴’라는 괴생물체의 존재를 두고 왕과 영의정이 벌이는 권력 대치가 영 상투적이며, 그런 와중에 ‘물괴’ 수색 작전에 나서는 네 명의 대원이 보여주는 색깔마저 모호하다. 어쩔 수 없이 ‘윤겸’역의 김명민은 <조선 명탐정> 시리즈를, ‘성한’역의 김인권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떠올리게 한다. 고릴라와 해치를 섞어 놓은 듯한 비주얼의 ‘물괴’가 영화의 상당 분량을 책임지지만 <에이리언> 시리즈와 <괴물>(2006)로 대변되는 국내외 웰메이드 크리쳐물을 섭렵한 관객에게는 이렇다 할 강렬함을 안기지 못할 듯싶다. 코믹에 중점을 둔 사극으로서도, 권력과 탐욕에 대한 비판을 품은 크리쳐물로서도 제 정체성을 확실히 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영화적 태도 역시 관객의 마음을 식게 하는 요인. <인천상륙작전>(2016)을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으며 <성난 변호사>(2014)를 연출한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8년 9월 7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