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가족, 행복의 맛
おじいちゃん、死んじゃったって。, Goodbye, Grandpa, 2017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는 얼마 전 <불량가족, 행복의 맛>이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도 개봉을 하였다. 일본에서 CM 감독으로 데뷔, 촉망받던 CM 감독에서 이제는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대주 모리가키 유키히로의 장편 데뷔작이다.
시골을 배경으로 할아버지 장례식을 통해 오랜만에 모인 식구들이 보여주는 포복절도 콩가루 집안의 현장.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구성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발견하는 한편, 죽음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어느 여름날, 요시코는 시골에서 전화 한통을 받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 남자친구와 섹스를 하고 있던 요시코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 길로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큰아버지 아키오와 만나자마자 장례 문제로 싸우게 된 아버지 세이지.
결국 본가에서 장례를 치루게 되고, 집안 식구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러나 집안의 가장 어르신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음에도 누구하나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 요시코도 딱히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남자친구와 섹스를 하고 있던 도중에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는 것에 묘한 죄책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한 고모 카오루. 거의 본적 없던 고모는 수려한 외모와 능력으로 잘나가는 골드미스이다. 다들 사이가 좋지 않아 평소 교류가 없었던 탓인지 어색하고 사소한 다툼들도 있었지만 그렇게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나 마지막 화장까지 마치고 그렇게 장례식은 마무리가 된다.
이윽고 가족들과 함께 갖게 된 저녁 식사자리.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를 하며 오랜만에 오순도순 가족 같은 분위기가 넘치던 그때 아버지가 난데없이 할머니의 부양 문제를 꺼낸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차가워지고 이 문제로 갈등을 빚던 큰아버지와 말다툼도 모자라 몸싸움까지 벌이게 되는데...
소설, 만화 등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흔치 않는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영화로 최근 현대사회의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 영화이다.
시골에서 벌어지는 장례식이 배경이 되는데, 평소 장례식이라고 하면 무겁고 딱딱한 느낌이 들지만 영화는 오히려 다소 유치하고 엉뚱하지만 가족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그 의미와 소중함을 소소하게 던져주고 있다.
실제 장례식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계적으로 형식과 절차를 따르지만, 의외의 행동이나 작은 소동들을 통해 죽음 앞에 더욱더 인간다워짐을 느꼈다는 감독. 그동안 교류가 없어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장례를 치르면서 서로에 대한 갈등도 심해지고 때로는 행복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장면들도 영화 속에 담았다.
영화는 가족의 의미와 그 속에서는 작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한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가족 하나 없는 가운데 요시코는 그때 당시 섹스를 하고 있었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다 장례를 도와주기 위해 찾아온 스님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괴로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 물론 할아버지의 죽음은 슬프지만 누군가 죽음을 맞이할 때 동시에 새 생명이 태어날 수도 있고, 소중한 사람을 잃어도 배가 고플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본모습이고 죽음 또한 삶의 일부라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초반부에 보면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작품 <인간은 개에게 먹힐만큼 자유롭다>는 유명한 문구가 쓰여진 <황천의 개>가 보여진다. 종합해 보자면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가 아니고 다른 동물에게도 잡혀 먹을 수 있는 보통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 죽음 또한 삶의 한 부분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례식이 누군가를 기리기 위한 축제의 장이 된다고 해서 안될 것도 없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꼭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형식적인 면을 강조하는 최근 한국 사회와도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일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여러 종류의 가족들이 존재한다. 어디든 마냥 좋은 일만 마냥 나쁜 일만 있는 가족들은 없다. 그런 양면성이 존재하는 것이 가족이기에 여러 다툼들이 있어도 결국 만나게 되고 어려울 때는 도움이 되고 그러면서 서로의 추억을 나누는, 사소해 보이지만 따뜻한 행복을 전해주는 관계, 그것이 바로 가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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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가족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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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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