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여기에 없었다
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혹은 감독의 작품이거나 유명한 원작기반의 화려한 볼거리가 자랑인 영화는 쉽게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와 반대되는 경우라면 관객들은 영화를 선택하기 전 몇 가지 사전조사(?)를 하기 마련이고 이제는 일상화된 로튼 토마토 지수를 그 척도로 삼는 경우도 많다. 거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척도인 주요 영화제 수상여부까지 확인한다면 영화선택의 실패 가능성은 많이 줄어든 듯하다.
You Were Never Really Here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 2017년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수상!!! 믿고 보는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줄거리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에 시달리는 퇴역군인이자 지금은 뒷세계의 해결사로 먹고 사는 주인공 조가 유력 정치인의 딸이 납치되어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는 리암 니슨의 테이큰 , 덴젤 워싱턴의 맨 온 파이어, 원빈의 아저씨 등이 있으며 재미로만 따져도 절대 빠지지 않을 법한 영화들이다.. 멋진 주인공들이 과거의 트라 우마에 시달리다 겨우 찾아온 한줄기 구원의 빛 같은 소녀 (혹은 가족)이 위험에 처하자 과거 실력을 발휘해 상대 조직을 모두 박살내버리는 식의 서사를 띄고 있다.
이렇다면 본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 역시 평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줄 밑바탕은 깔고 있으며 굳이 스토리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어떻게 적을 섬멸하고 얼마나 화끈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지에 대한 설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불안한 요소가 남아있다. 소위 전문가들의 칭찬일색과 영화제 수상작 이란 점은 반대로 보통의 눈높이를 가진 관객들과 그리 친숙하지 못한 요소이다. 영화의 러닝타임 1시간 35분 중 초반10분. 뭔가 좀 이상하다.
강렬한 볼거리의 도입부 혹은 슬슬 템포를 끌어올려 시선을 집중시켜야 할 시점인데 영화는 그저 주인공의 퀭한 눈빛과 이해 못할 자학적 행동을 보여준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며 주인공의 처지를 보듬어 주려는 감독의 친절한 배려일 거라 다독이며 집중해보자. 약간의 지루함을 지나 드디어 주인공이 의뢰를 접수했다. 목표는 상원의원의 딸 니나 가 납치되어 이를 해결하는 것. 이제부터 화끈한 활극이 펼쳐지리라.
주인공이 선택한 무기는 망치! 그래 총과 칼보다 좀더 스타일리쉬 하면서도 잔혹한 액션이 나오겠구나.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그러했으며 레이드2 에서의 여배우가 그러 했듯이. 하지만 그런 기대가 너무도 쉽게 무너지기까지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망치질(?)은 고정된 흑백 CCTV를 통한 철저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그마저도 일상적인 느낌과 건조함을 느끼게 하고, 구조되는 니나의 태도 역시 무언가 결핍된 느낌이다. 이후 음모에 휘말려 의뢰주인 상원의원이 투신자살하고 니나는 다시 납치당하며 주인공은 부패경찰의 공격을 받는다.
영화의 스토리는 반전이나 특별한 것 없이 결말까지 무난하게 흘러간다.
다시 한번 정신차리고(?) 찬찬히 되짚어 보자.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것,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이 과연 무엇인가? 유년시절 가정폭력에 대한 끔찍한 기억과 전쟁터에서의 트라 우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조의 심리상태는 삶에 대한 집착도 없이 언제나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조차 마땅치 않다.
영화의 대부분에 걸쳐있는 것은 조의 폭력에 대한 트라 우마와 그로 인한 환각 등을 단 하나의 감동도 없이 정말로 무미 건조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런 불안한 심리상태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소녀와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은 폭력에 대한 트라 우마에서 겨우 한걸음 나아갈 것을 암시한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색다른 불쾌감으로 가슴을 짓누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영화 포스터의 카피 와 스토리라인을 보고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뒤통수가 아닌 시작부터 앞 통수를 치는 영화다.
액션, 반전 같은 것을 기대하고 보지는 말자. 영화를 보면서 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없지만 폭력에 대한 피해자의 트라 우마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교과서 적인 영화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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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호아킨 피닉스이 연기
단순 경쾌한 납치극이 아닌 무겁고 불친절한 영화를 즐기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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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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