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나무
羊の木, The Scythian Lamb, 2017
올해 초 일본에서 개봉한 범죄 스릴러 영화 <양의 나무>. 전과자들에 대한 선입견과 갱생이라는 주제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 하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퍼머넌트 노바라>,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종이 달> 등 연출을 맡은 작품마다 호평을 받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천재 감독으로 떠올랐고, 이미 한국에서도 여러번 영화제에도 그의 작품이 초청된 바 있다.
한적 어촌 마을인 우오부카의 시청 직원으로 있는 츠키스에(니시키도 료). 상사의 지시로 6명이나 되는 마을 입주민들의 안내와 관리를 맡은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민들 모두 가석방된 전과자라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교도소에서 부담하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정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부 수감자들을 가석방 시킨 뒤 한 마을에 10년 이상 머물게 하며 갱생을 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츠키스에는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일개 직원으로 거부할 수 없었다.
하나 같이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전과자가 된 사람들이지만 도저히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험상궂은 모습을 하거나 불량스런 행동거지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러던 어느 날, 평화롭던 마을에 처음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사건을 접한 츠키스에는 자신이 데려다 주었다 전과자들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불신과 의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섬세한 연출과 치밀한 심리묘사로 스릴러의 귀재라 불리는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범죄 스릴러 영화 <양의 나무>.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본능을 파헤치는 한편, 악인들의 갱생에 대한 물음도 던진다.
선입견이 안좋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인간이기에 본능적으로 선입견을 갖게 되고, 누군가는 그 선입견과 맞서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자신이 바라보는 것이 사실로 밝혀지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에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다.
계기가 어찌 됐든 간에 악인을 갱생 시킨다는 취지는 좋게 들리지만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서로 다른 6명의 인물들을 비추어 보면 나쁜 짓을 저질렀던 경험이 있다고 해서 평생 악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흉악 범죄들이 발생하고 재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에서 최초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은 그 자리에 있던 전과자 중 한 명을 발견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주인공의 입장이었다면 모두가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의든 타이든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고 주변 사람들은 겁을 먹거나 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영화 속의 모습처럼 실제로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입견은 나쁘다라는 생각을 모두가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본능 또한 그곳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선입견의 연장성산에서 악인들의 갱생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물음 역시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어려운 문제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전과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한 번은 기회는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후자의 경우를 보면 이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처럼 정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를 챘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영화는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하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가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많은 생각을 던져 준 영화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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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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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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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돼가는 작은 어촌의 공무원인 ‘츠키스에’(니시키도 료)는 마을에 새로 이주한 주민을 맞기 위해 총 여섯 번 마중 나간다. 마을을 찾은 여섯 이주민은 감격 무덤덤 불안함 친근함 호기심까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모두 가석방자로 향후 10년간 이 작은 어촌에서 살아야 한다. 정부는 교도소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인구 감소를 겪는 소도시는 노동력 확보와 더불어 국고 지원을 보장받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 모두 윈윈할 수 해법인 셈이다. 초반 여섯 이주자를 소개하며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양의 나무>는 그들이 마을에 자리 잡은 후 조용했던 마을에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드리우기 시작한다. 이주자들의 전과가 하나씩 밝혀지며 신뢰와 의심과 불신 등 그들을 향한 감정은 변화를 되풀이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서스펜스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초반 조성했던 긴장과 호기심이 희석된다. 결말 또한 성급하게 마무리한 감이 있다. 지방색 강한 토착 마을 축제로 대표되는 이질적 문화는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차분한 스릴러 <종이달>(2014) 과 괴랄한 SF 드라마 <아름다운 별>(2017)로 장르를 넘나들었던 요시다 다이하치가 동명의 만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