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明堂, FENGSHUI, 2017
역사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기전 흥선대원군과 명당의 이야기
정상적인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배산임수"라는 말을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뒤쪽으로 산이 있어 찬바람을 막아주고 앞으로는 물이 흘러 시원하면서도 쉽게 물을 구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살기 좋은 “명당” 을 뜻한다.
또한 새로이 집을 짓거나 돌아가신 분의 묏자리를 쓰는 경우에도 쉽사리 그 터를 정하지 않고 풍수지리의 도움을 받는 것과 같이, 그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약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풍수지리 사상은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다.
본 영화는 이러한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하여 구한말 세도정치와 그 몰락 그리고 흥선대원군의 출현을 가상의 인물인 "박재상"을 통해 보여준다.
흥선대원군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기 전 그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는 일이 있었는데 영화는 이 부분을 클라이맥스로 설정하여, 초반부는 장동김씨 세도가 "김좌근" 대감의 대단한 위세를 보여준다.
영화 도입부, 효명세자의 죽음(독살)으로 임금(순조)가 지관들의 말에 따라 명당자리에 묻으려 하나 주인공 "박재상"이 그곳은 "흉지" 라 하며 강력히 반대를 한다. 하지만 장동김씨 “김좌근” 대감의 당초 뜻대로 그곳에 묻히게 되고 박재상은 권력가의 눈 밖에 난 죄로 그의 집은 불태워지고 가족들은 살해된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주인공 박재상은 이때부터 김좌근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자신의 특기를 살려 김씨 일가의 묘 위치를 알아내려 한다.
이 와중에 우연한 기회로 몰락한 왕족인 흥선군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만나게 되고, 둘은 의기투합하여 왕을 능멸하고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 김씨 일가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박재상은 흥선군을 통하여 과거 효명세자가 흉지에 묻힌 것을 왕에게 알리고, 왕은 이에 격분하여 실상을 파악한 뒤 김좌근을 벌하려 하나 이미 허울뿐인 왕이라 힘없이 돌아설 뿐이다.
이후 김좌근 대감이 새로이 묏자리를 찾는다는 소식에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그의 집에서 조상들의 묏자리를 기록한 지도를 입수하여 분석한 결과 왕릉을 파묘하여 선대 국왕의 관위에 조상의 관을 암장한, 그야말로 경악할 만한 사실이 드러난다.
앞서 말한 대로, 힘없는 왕은 그러한 불의에도 오히려 김좌근에게 세자의 안위를 걱정하여 무릎을 꿇고 이 일은 흥선군 무리의 패배로 끝나는 듯 싶었다.
하지만 김좌근 또한 아무리 세력가이긴 해도 그 정도의 불충을 대놓고 할 수는 없기에 묘를 이장할 장소를 다시 알아본다. 그리고 풍수사 "정만인"은 2대에 걸쳐 천자가 나타날 명당 즉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 의 존재를 알린다. 이에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는 스스로 천자가 되고자 패륜을 저지르고 흥선군 또한 숨겨온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게 되어 박재상과의 관계가 틀어지게 된다. .
결국 이대천자지지 의 명당을 차지하고자 흥선군과 김병기 두 세력은 "가야사" 에서 일전을 치르고 승리한 흥선군은 뜻을 함께해온 박재상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절을 불태우고 아버지 남원군의 묘를 이장한다.
박재상이 만류한 이유는 과거 강력한 땅의 기운을 누르고자 사찰을 지었지만, 이를 불태우고 묘를 쓸 경우 2대에 걸쳐 왕은 나타날 지언정 장자가 절멸하는 흉지였기 때문이었다.
역사가 스포인지라 실제로 흥선군은 고종과 순종 에 이르는 2대의 임금을 배출하나 그 뒤로는 알다시피 장자 절멸하여 일제에 의한 긴 암흑기가 도래한다.
영화와 실제의 차이로는 영화초반부 효명세자의 독살 관련 부분에 대한 논쟁과 풍수사 "정만인"의 죽음에 대한 부분. 그리고 실제 흥선군과 장동김씨 와의 관계이다.
정만인은 영화내용대로 흥선군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야기와 여진족출신으로 만주로 귀향했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또한 명당을 알려준 댓 가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열람하여 "해인(海印)"을 찾으려 했다는 야사도 존재한다.
(‘해인’은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신통력을 발휘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물건이며, 해인사에 보관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세도정치의 정점인 김씨 일가와 흥선군의 관계에서는 흥선군이 세력을 잡은 뒤 김씨 일가의 세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서 흥선군이 그들을 홀대한 것도 아니고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보여진다.
영화의 주인공인 박재상의 눈으로 김씨 일가와 흥선군의 명당 선점하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가 몰살당하고 집이 불태워지는 것에 대한 복수심이 의외로 별로 드러나지도 않고 기껏 김병기에 대해 묏자리를 흉지로 알려줘서 가문의 몰락을 부추긴 정도의 복수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결말이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에 기껏 몇 줄로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가지고 상상력을 더하여 스토리를 만들고 절묘하게 현실과 접목시키는 부분에 있어서는, 앞서 상영된 영화 "관상"에 비견될 만 하다. (역학 3부작 중 두 번째인 ‘궁합’ 은 넘어가도록 하자)
영화 내내 조선팔도의 아름다운 배경을 바탕으로 현대에도 알게 모르게 적용되고 있는 풍수지리와 구한말 세도정치가와 흥선대원군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풀어낸 영화 명당.
굳이 역사적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영화적 상상력만으로도 본 영화의 재미는 충분하며 느긋하게 한번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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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기 세도정치가와 흥선대원군의 이야기를 알고 싶은 사람
풍수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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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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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필름이 야심 차게 준비한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주자인 <명당>이 추석 대목 극장가에 ‘풍수지리’를 소재로 관객을 찾는다. 매장보다 화장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여전히 조상의 묘를 극진히 보살피고 좋은 땅의 기운을 빌려 자손의 평안과 집안의 화목을 도모하는 사람이 많을 터. 일단 관심을 끌어 모은다. 영화는 흥선대원군이 그의 아버지인 남원군의 묘를 이장했던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입혔다.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 즉 2대에 걸쳐 왕을 배출하게 돕는다는 명당을 노리는 인물 간의 암투를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배합해 그린 <명당>은 퓨전 요소 없이 정통 사극의 면모를 지향한 모양새다. 다만, 세도가 ‘김좌근’(백윤식)과 그 아들 ‘김병기’(김성균) 그리고 ‘흥선’(지성)이 ‘땅’을 놓고 다툰다는 중심 서사는 확실하나 이에 힘을 실어주는 서브 스토리가 정교하지 못하다. 욕망하는 인간들 사이에 중심을 잡아주는 ‘박재상’(조승우)의 활약 역시 기대에 못 미친 감이 있다. 시리즈의 전작 <관상>(2013)이 참신한 소재에 흥미로운 서사를 엮어 흡인력 있게 관객을 끌어들였던 것에 비하면 캐릭터 매력도 조이는 맛도 심심한 편. 전반적으로 연한 결과 색을 지녔다. 야구선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맞대결을 그렸던 <퍼펙트 게임>(2011)에 이어 박희곤 감독과 조승우가 다시 뭉친 작품이다. 아버지의 묘를 이장했다고 알려진 흥선대원군은 아들 고종을 왕위에 올리는 데 성공, 이후 순종까지 실제 2대에 걸쳐 왕을 배출했는데, 이와 같은 실제 역사와 비교하면서 본다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2018년 9월 19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