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
Robin Hood, 2018
로빈 후드라는 캐릭터는 영화사에서 매우 매력적인 소재의 인물이다.
의적이라는 권선징악 구도의 최적화된 인물이면서 활쏘기의 대가라는 점에서 액션 요소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에 나온 러셀 크로우의 <로빈 후드> 이후로 오랜만에 또다시 등장한 로빈 후드 영화 <후드>는 의적이라는 캐릭터보다 활액션에 더 방점을 둔 스타일리쉬 영화이다. <킹스맨>의 태런 애저턴이 주인공으로 나선 것만 봐도 <킹스맨>이 보여준 독특한 감각을 잊을 수 없는 관객에게 <후드>는 또다른 <킹스맨> 버전이라 느낄 수 밖에 없기에 영화 속에서 태런 애저턴의 활액션은 <킹스맨>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그 차이는 영화를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록슬리 가문의 귀족 로빈(태런 에저턴)은 마구간에 몰래 들어와 말을 훔치러 온 마리안(이브 휴슨)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젊은 연인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로빈에게 날아온 군 징집 명령은 안타까운 이별을 만든다.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여 군인으로서 4년의 시간이 흘렀고 부자비한 전장의 현실을 보면서 로빈은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된다. 잡힌 포로를 화풀이 대상처럼 죽이는 상관에 대항하다가 활을 맞은 것.
그렇게 집에 돌아온 로빈의 대저택은 폐허가 되었고 마리안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렴주구를 일삼은 노텅엄주의 장관이 혹독한 전쟁 세금을 시민들에게 뜯어내며 호위호식 하고 있었던 것.
전장에서 팔이 로빈과 싸우다가 손이 잘린 아랍인 존(제이미 폭스)는 로빈에게 활쏘기 연습을 시키며 단련하고 세상을 바꿀 의욕을 불태운다. 존과 의기투합한 로빈은 후드를 뒤집어 쓴 채 신출귀몰한 모습으로 장관의 돈을 털면서 점차 고급 귀족들의 모임에 깊숙하게 침투하게 되고, 장관과 종교와 정치가 연결된, 어두운 음모의 카르텔을 알게 된다.
이제 로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시민들과 투합하여 대반격을 모색하게 된다.
<최종병기 활>에서 남이(박해일)은 신궁이지만 역적의 자손으로서 살면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청나라 군사에 대항하지만 <후드>의 로빈은 원래가 귀족이었고 전쟁을 통해서 각성하는 인물이다. 남이의 활은 유전적이지만 로빈의 활은 훈련을 통해 완성된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 훈련을 시키는 것은 전장에서 싸우던 존이다. 로빈은 전쟁을 통해서 인간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을 구분하게 되었고 그것이 곧 자신의 일임을 고향에 돌아와서 알게 되었을 때 분연히 일어난다. 아마도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로빈 후드는 탄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 시대적 배경을 삼고 있지만 영화는 역시 화면 가득하게 채우는 활 액션에 집중한다. 화기가 나오기 전 시대에 활은 촤종병기가 맞다. 막을 수 없는 속도가 있고 총만큼 치명적이다. 심지어 자동화된 활쏘기 기구도 등장한다. 장거리 무기인 활이 근거리에서도 적절하게 활용된다. 로빈은 의적이기엔 너무 활을 잘 쏘는 상태가 되버린 것이다.
그런 로빈의 활약을 보는 것은 스타일리쉬 영화의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존윅이 근거리에 위치한 적들을 권총술로 제압하면서 적진에 침투하듯이 로빈의 활은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상관없이 빠르게 화살을 장전하고 한발 한발 오차없이 시위를 당겨 처단한다.
심지어는 한손에 4개의 화살을 쥐고 4번의 장전 시간을 1번으로 단축시켜 적들의 장전시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며 우위를 점한다.
시민들이 모여 일하는 탄광에서 말을 타고 도주하는 장면은 여느 추격장면보다 박진감 넘치고 아기자기한 화면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자동차 추격 액션보다 더 긴박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듬성듬성 엉켜 있는 나무 자재 건물들과 도로가 아닌 우드 데크를 이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리저리 피해가며 마치 인디아나존스와 같은 도주 장면은 영화의 압권이다.
로빈을 단련시키고 조력하는 인물 존은 그의 처절한 사연만으로도 신비롭고 매력적인데 아들의 복수를 위한 결단은 로빈보다 오히려 더 숭고하다. 제이미 폭스가 연기한 아랍인의 모습은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서 흑인이 멋진 수트를 입고 마차를 타고 다니는 시대의 역발상을 떠오르게 한다. 신분제도가 있었던 과거에는 유색 인종에 대해서 당연히 어떻게 해야한다는 인식이 영화에도 깊게 깔려 있었던 듯 싶다.
후속작이 나올 듯 한 마지막 장면은 후속작이 나와도 되냐고 묻는 것 같다.
마치 새로운 빌런의 탄생을 보여준 듯한 마지막 장면은 로빈 후드가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복수의 대상이 되는 시점을 말한다. 속편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좀 더 성장한 로빈 후드의 액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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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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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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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영국의 전설적인 영웅 ‘로빈 후드’,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인물(실존 인물인지 명확하지 않지만)로 소설과 드라마 영화 등 수많은 콘텐츠로 재생산을 거듭해왔다.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한 <후드>는 여러 면에서 리들리 스콧의 2010년 작 <로빈 후드>와 비교된다. <로빈 후드>가 정통 중세 시대극을 지향했다면 <후드>는 상당 부분 진지함과 심각함을 덜고 경쾌하고 다소 경박하기도 한 퓨전 시대극을 표방한다. ‘로빈’과 ‘마리안’역을 각각 맡은 태런 에저튼과 이브 휴슨이 <로빈 후드>의 러셀 크로우와 케이트 블란쳇의 바통을 이어 받아 발랄한 매력 뽐낸다. 무엇보다 <후드>는 전쟁신에 있어 선택과 집중에 노력을 기울인 모양새다. 대규모 병사를 동원해 사실적인 웅장미를 추구하기 보다 소수의 인원으로 활을 요모조모 활용한 날렵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아랍인들과 맞대결 펼치는 초반 전투신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서사와 인물의 감정선이 단순하면서 평면적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전달방식이 꽤나 직선적이라 드라마적 감흥은 부족하다. 가볍게 즐기시길. 범죄 드라마 <허슬> 시리즈를 연출했던 오토 바서스트가 메가폰을 잡았다.
2018년 11월 27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