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어게인
A Dog"s Purpose, 2017
1987년작 <하치 이야기>를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2009년작 <하치 이야기>에는 리차드 기어가 나온다. 시부야역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충견 하치는 동상도 세워져 있는데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를 헐리우드에서 표현한 영화는 원작과는 달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올해, 같은 감독이 또다시 애견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다.
하치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서 주인을 향한 충성심이 타임루프처럼 반복되는 영화 <베일리 어게인>이다.
주인공 개 이름은 바로 베일리.
4번의 환생을 통해서 자신의 생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개의 구도적 삶을 개의 시선으로 표현하였다. 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 세상의 관점은 이전작 <하치 이야기>처럼 주변에 머물다가도 주제에 깊숙하게 파고드는 감독의 장점이 발휘된다.
첫번째 생. 베일리는 버려진 개로 떠돌다가 숨을 거둔다. 짦은 생은 안타깝지만 유기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것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두번째 생. 비련한 전생의 보상인 듯 베일리는 유쾌한 가족의 애견이 된다. 이름도 드디어 베일리로 부여받고 이든과의 우정, 즐거운 한때를 가지며 추억을 쌓는다. 개로 태어난 것의 가장 최상의 조건과 배경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억을 남긴다.
세번째 생. 따뜻한 가족과 행복했던 한 때를 보냈던 삶과 달리 이번 생은 주어진 업무를 행하는 경찰견이 되었다. 이름은 엘리. 카를로스의 수사를 도우며 엘리는 이전 생의 기억을 유지한 채 지금 삶의 임무에 충실하게 대한다. 환생을 거듭해도 남아 있는 기억은 아무리 개라지만 그 의미를 찾아가고픈 마음이 저절로 든다.
네번째 생. 혼자 외로워하던 마야와 함께 하는 베일리는 마야가 결혼을 하게 되자 함께 기뻐하지만 이별을 맞게 된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떠돌이 개가 되버린다.
그렇게 떠돌다가 맡게 된 냄새. 익숙한 그 냄새. 그 냄새를 따라 베일리는 운명처럼 자신의 삶의 의미를 얻게 된다.
개의 후각은 인간이 갖지 못한 최상의 능력이다. 후각만 있다면 모를까, 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닌가. 환생을 겪으며 베일리는 자신이 개로서 갖는 후각 덕분에 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사랑을 느끼는 이든의 흥분된 감정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체취와 역시 한나의 체취가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거나, 말의 냄새를 찾아내고 그렇게 자신이 있던 곳으로 찾아가게 되는 등 후각은 베일리의 절대적 기능이자 삶의 의미를 찾는데 기여하는 무기이다.
물론 그 의미는 인간 세상에서 말해지는 그런 격언과 잠엄은 아니다. 왜냐하면 베일리가 깨닫는 생의 의미는 이런 거니까.
“분명하게 즐거워해라”
“사랑하는 이들을 핥아주어라”
영화에서 들려주는 목소리를 또한 베일리의 속마음으로서 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 세상의 모습으로 재밌고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예를 들면, 한나와 사랑에 빠진 이든이 입맞춤을 하는데 베일리는 한나가 입속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어서 이든이 그것을 찾아내려고 애쓴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입속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도때도 없이 입속을 뒤진다며 이상한 일로 여긴다.
개 영화에 장점을 가진 감독만의 감각을 가장 잘 살린 부분이고, 영화 전반에서 이런 감각적 시선의 흐름은 쾌활하게 흘러간다.
애견 영화는 당연히 해피엔딩일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어쩌면 안심하고 보는 영화 리스트에 한 축일 것이다. 개들의 귀여운 모습을 화면 가득히 보는 시간도 물론 행복하지만 가족들과 부담없이 함께 볼 수 있기에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는 선택도 된다.
행복한 연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이 영화 <베일리 어게인>은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서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개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개와 함께 봐도 재밌을 것 같다. 아마 함께 보는 반려견도 영화 장면들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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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를 키워는 애견인
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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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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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내 인생>(1985), <초콜릿>(2000), <하치 이야기>(2009) 등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전했던 라세 할스트롬이 "베일리"와 함께 관객을 찾는다. <베일리 어게인>은 네 번의 환생을 거듭한 개 ‘베일리’ 이야기다. 첫 번째 생은 길에서 태어난 믹스견이었다. 형제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태어난 목적을 생각했지만 불행히도 너무 짧은 생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후 환생! 그것도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진 체다. 두 번째 생에선 리트리버로 태어나 운명의 친구 "이든"을 만나고 드디어 "베일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후 병사 사고사 자연사 등으로 생을 마감하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주인과 각기 다른 삶을 경험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베일리’가 항상 주인의 곁에서 그의 기쁨과 슬픔을 유심히 살핀다는 것이다. "베일리"는 비록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주인의 행복이 마치 그가 찾던 생의 목적인 듯해 보인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을 고조시키는데,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다면 눈이 시큰거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포근하고 따뜻한 <베일리 어게인>을 보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끼는 건 어떨까. 베일리의 영원한 친구 ‘이든’은 연령에 따라 브라이스 케이사르, K.J. 아파, 데니스 퀘이드가 차례로 연기했다. ‘베일리’의 목소리 연기는 조시 게드가 담담했다.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unyoung.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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