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후르츠
Life Is Fruity, 2017
차근차근 천천히
인생이 맛있게 영글었다.
2018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소식이 있었습니다. 배우 키키 키린의 부고소식입니다. 오다기리죠와 함께 출연한 2007년도 작품 도쿄 타워의 어머니로 알려진 그는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태풍이 지나가고 등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국내 관객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어느가족의 개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해진 키키 키린의 부고 소식으로 더 이상 그의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점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준 작품 중 하나가 일일시호일,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 인생 후르츠입니다.
주연을 맡았던 일일시호일과 달리 다큐멘터리 영화인 인생 후르츠에서는 그녀의 연기가 아닌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으로 노부부의 삶을 그려낸 영상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키키 키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 인생 후르츠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부부의 모습을 그려낸 이 작품은 90세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 그리고 87세 못하는 것이 없는 츠바타 히데코, 두 부부가 50년을 살아온 집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놉만 봐서는 2018년도에 개봉했던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타슈튜터가 연상되는데요, 타사튜터가 30만평 대지를 화원으로 일구며 살아갔던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인생 후르츠는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의 전기 다큐멘터리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지은 집에서 직접 농사지은 과일과 채소를 수확해 매끼니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던 이상적인 삶의 모습 중 하나일 것입니다.. 마치 동화 속 세상에 사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사람은 저렇게 나이 들어야 해 라던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저런 노후를 즐길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극 중 이들이 사는 집을 보면 주위에 많은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숲 속에 있는 오두막 같습니다. 때문에 교외에 거주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이들이 사는 곳은 도심이었습니다. 도시 하면 회색빛 콘트리트로 둘러쌓인 지금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더 인상깊게 다가왔는데요, 도시에서도 자연과 벗하며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러움과 함께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건축가로서 슈이치씨가 추구했던 건축물을 직접 구현해낸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과일이 익어가듯이 나이듦에 따라 사람 또한 익어갈 수 있다는, 그리고 그렇게 잘 성숙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 같고요.
이런 부분을 볼 때 여러가지로 생각할 지점이 많았던 것 같네요. 이른바 힐링 영화로 분류되는 작품 중 하나인 리틀 포레스트와 달리 인생 후르츠를 보고 난 뒤 힐링받는 느낌이 아닌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영상 속 환타지가 아닌 누군가의 실제 삶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전기영화에 가까운 형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그런 지점도 있는 것 같고요.
사람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의 감상은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키키 키린의 나레이션, 그리고 노부부의 아름다운 노후를 다룬 영화라는 생각에 힐링 무비로 생각하고 관람했던 저로써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삶의 모습이 그려지기 보다는 건축가로서의 삶을 조명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도 있지만, 츠바타 슈이치의 삶을 조명하는 장면에서 간간히 나오던 일본의 전쟁역사와 근대사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고령의 나이를 생각할 때 그의 삶에서 전쟁역사나 근대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대만에서 일본 군가를 부르던 모습에서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본인이 직접 지은 집에서 4계절을 보내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엄청 별로라고 하기에도, 엄청 좋았어요 라고 하기에도 다소 애매한 지점이 있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키키 키린의 나레이션이라는 점 때문에 선택한 영화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영화라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 감안하셔서 관람 여부를 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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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영화를 즐겨보는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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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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