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Mary Shelley, 2017
영화 <메리 셸리 :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영화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여성의 몸으로 태어나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 받던 그 시기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불후의 명저를 써낸 ‘메리 셸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작품 프랑켄슈타인과 그 작품을 써낸 ‘메리 셸리’라는 두 키워드를 함께 담고 있지만, 영화의 무게는 작가인 ‘메리 셸리’에 집중되어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키워드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영화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 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낸 18살 여성 작가의 이야기라는 한 문장으로도 관람해야 할 시대적 가치가 충분히 가지고 있다. 100여년 전부터 이어져 온 여권신장에 대한 노력은 현 사회에도 여전히 가장 큰 사회적 화두로 남아 있다. 여권신장을 목표로 시작된 이 노력은 이제 남녀갈등과 성 혐오라는 삼천포로 빠지며 해결 불가능한 문제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영화 <메리 셸리 :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남녀를 불문하고 시대의 흐름에 걸맞은 성감수성을 선물할 멋진 영화이다.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의 삶을 조명하며 이어진다. 급진주의적 부모님으로부터 출생한 메리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시대의 훌륭한 작가인 아버지와 새어머니 밑에서 자란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서점에서 작가의 내공을 충분히 쌓아가는 메리의 취미는 괴물 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아버지는 메리의 괴물 이야기 탐독을 반대하고 명저를 읽기를 권유하지만, 동시에 자신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을 것을 당부한다. 메리는 스스로의 감정과 마음에 충실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사랑의 자유를 찾기 위해 시인 셸리와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위대한 시인 바이런과 남편, 그리고 동생 클레어와의 2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메리는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를 잃으며, 탄생과 죽음을 경험하고 그로 인한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 말할 수 없는 슬픔을 함께 경험한다. 바람둥이 나르시스트 애인 셸리로부터 절망과 상실감, 배신감과 굴욕을 경험하고 동생 클레어와 바이런을 통해 사람으로부터의 멸시와 원망도 경험한다. 행복, 사랑, 기쁨, 감사, 희망과 같은 세상의 긍정적인 가치들을 대부분 잃어버린 메리는 끝을 알 수 없는 고독감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메리는 어려서부터 마음을 쏟던 괴물 이야기에 자신이 경험한 세상과 사람으로부터의 부정적이고 암울한 감정을 담아 불후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킨다.
영화는 메리의 삶을 그리며 메리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불후의 소설을 탄생시키게 된 배경과 과정을 그린다. 문학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숨은 허영심과 끝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아름다운 연출로 그려내고 메리가 겪는 수모와 시련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감독의 탁월함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으로 하여금 메리에게 완전히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필자 개인에게는 메리의 문학에 대한 열망과 고집, 스스로에 대한 성찰의 과정이 메리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 메리 주변인의 이야기에 조금 매몰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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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비화가 궁금한 사람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영화가 궁금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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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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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공상 과학 소설로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이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 된 2018년, 소설이 쓰이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담은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이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자유롭고 급진적인 사상가이자 작가였던 부모를 둔 "메리"(엘르 패닝)가 아버지의 제자인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더글라스 부스)와 사랑에 빠진 후 분노와 상실과 절망을 온몸과 마음으로 경험한 끝에 마침내 "괴물"을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여정을 순차적으로 그린다. 의상과 공간 구성은 물론 극 중 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사상과 정서는 1800년대 초반의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듯 시대극으로서 완성도가 높은 편. 또, 힘 있는 서사는 흡인력을 발휘해 극에 푹 빠지게 한다. 서사 인물 미장센이 어우러져 꽤나 준수한 만듦새를 자랑하는데, 여기에는 <네온 데몬>(2016), <어바웃 레이>(2015) 등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에 꾸준히 도전해 온 엘르 패닝의 물오른 연기가 크게 한몫한다. 그녀는 18세 여성이라는 이유로 익명으로 출판할 수밖에 없던 시대에 용기 있게 유리 천장에 맞섰던 "메리"로 확실하게 극을 견인하다. 자전거를 갖고 싶은 소녀를 그렸던 <와즈다>(2012)로 사우디아라비아 여권 현실을 알려 크게 호평받았던 하이파 알 만수르가 연출했다.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unyoung.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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