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맨
Hangman, 2017
범죄자와 형사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크게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첫 번째는 살인의 추억처럼 범인을 쫓는 형사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택시 드라이버처럼 범인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를 펼쳐내는 방식이다.
물론 대부분의 영화는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같은 영화처럼 양쪽 캐릭터 모두에 중심을 두어 교차적으로 사용한다. 그 이유는 양극의 캐릭터 각각에 힘을 주면서 선과 악의 대결을 보다 맛깔나게 그려내기 위함이다. 추격자, 공공의 적과 같은 영화들도 양쪽 모두에 무게를 두는 스타일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살인의 추억처럼 범죄자의 얼굴을 반드시 숨겨야만 하는 영화가 아닌 이상에야 첫 번째 유형으로 영화를 풀어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관객들은 감독이 보여주는 그대로, 감독이 원하는 감정선에 따라 한쪽에서만 영화를 볼 수밖엔 없다. 그러다보면 범죄자가 저지르는 범죄행위의 이유나 목적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하게 된다. 관객이 범죄자와 교감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영화를 보는 이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심리를 제때 채워주지 못하면 관객들은 불만을 품을 수 있다.
영화 행맨의 가장 큰 문제는 범인의 미약한 존재감에 있다. 은퇴한 형사 레이 아처(알파치노)와 그의 후배 루이니(칼 어번)가 다시 손을 잡게 된 계기는 범인의 범죄와 그가 남긴 메시지에 있고, 피해자의 몸에 알파벳 글자를 새긴 채 목을 매달아 죽이는 그의 살인 행각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객들은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잔혹한 살인을 하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유는 아쉽게도 이유가 단조로웠으며,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엔 부족하다 느껴졌다. 영화가 거의 끝날 때가 되어서야 그런 사실이 있었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좀 지나치게 말하자면 자막으로 채웠어도 무관할 정도로 따분한 장면이었다.
차라리 맨 첫 장면을 레이 아처가 그를 감옥에 넣게 되는 장면(다소 황당했던 자동차 추격씬)을 넣을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던 그 장면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이후 중간 중간 범죄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넣었다면.. 가령 공중에 달린 무언가를 보면서 이상하게 미소를 짓는 장면이라던가, 간판의 알파벳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하는 장면이라던가.. 조금만 더 범죄자에 초점을 맞춰 그 균형을 맞췄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나 이 영화는 알파치노의 영화고 알파치노와 그의 파트너를 중심으로 풀어낸 영화다. 매일 11시만 되면 살인을 저지르는, 얼굴이나 살인의 이유 따위는 없어도 그만인 미치광이 범죄자의 정체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런 영화는 마지막을 위해 범죄자의 모습은 꽁꽁 숨겨둘 필요가 있었다고도 생각했을 수도 있다. 대부분 스릴러 영화들이 선택했던 반전의 맛을 이 영화 역시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엔 없다. 개봉하기 전에 조금만 손을 봤더라면, 누군가 조언을 해서 수정을 했더라면, 그래서 몇 개의 장면만이라도 바꿨더라면 이 영화는 충분히 볼만한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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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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