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恋は雨上がりのように After the Rain, 2018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한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마유즈키 준의 동명의 베스트 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육상 선수였던 한 소녀가 큰 부상을 당하면서 다시는 육상을 할 수 없는 좌절감에 빠져있던 어느날 한 남자를 만나 트라우마로 남아있던 상처를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청순하고 신비로운 이미지와 어린 나이답지 않은 연기력의 고마츠 나나가 육상부 에이스 타치바나 아키라 역을, 장난기 가득한 얼굴과 달리 반전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 오오이즈미 요가 상대역인 콘도 마사미를 연기했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아키라는 학교 육상부에 들어갔고 교내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육상부 에이스가 되었다. 그러나 연습 도중 넘어지며 아킬레스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당분간 달릴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누구 보다 달리기를 좋아했던 아키라는 좌절감에 빠져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들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자상하고 친절한 점장 콘도 마사미를 만나고, 그의 배려에 반해 얼마 후 아르바이트생으로 그곳에 들어간다.

중년의 나이로 아직도 점장을 하고 있고 아이까지 있는 이혼남이라며 직원들은 뒷담화를 늘어 놓지만, 아키라는 그런 모습이 더 끌리는지 호김시 생기는 눈치다. 예기치 못한 비를 맞으며 레스토랑에 도착한 아키라. 결국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이후 자신에게 저돌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키라의 모습에 당황한 콘도는 결국 데이트 신청까지 승낙을 하고 만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그녀를 보며 주위 사람들은 하나 둘씩 아키라와 콘도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들킬 위험에까지 빠지고 마는데...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불의의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된 촉망받던 육상 선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상처를 회복해 나간다는 희망찬 메세지를 담은 작품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여고생과 중년 남성의 사랑이라는 소재로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개봉 이후 호평을 받으며 걱정은 그저 기우일 뿐이었음을 증명했다.
원작의 존재는 원작이 성공을 거둔 경우라면 더욱 더 기대감을 갖고 있는 대중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과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다. 그런점에서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이 호평은 받은건 원작을 충실히 따라갔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제작 단계부터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고마츠 나나와 오오이즈미 요의 캐스팅으로 큰 기대감을 높혔고, 주인공들의 싱크로률은 물론 배우들의 노력과 열연 또한 완성도를 높히는데 기여를 했다.
기존에 오오이즈미 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코믹한 모습으로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시그니처라고 할 정도로 코믹한 모습들이 인상적인 배우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웃음기를 최대한 뺀 진지한 연기로 반전 있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얼핏 스토리만 보고 영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많은 듯한데, 설정은 그저 소재에 불과할 뿐이고 연출 역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진 않았다. 오히려 진부한 연출과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은 것에 지루함을 느낀다면 모를까 영화는 선입견에서 벗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진부할 수 있지만 영화는 좌절감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려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늘 평탄할 수만은 없다. 그 속에서 고난을 어떻게 이겨내지는가 중요한 것이다. 각자가 느끼는 아픔의 깊이는 다를지 몰라도 좌절하지 할 수만은 없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미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청춘들에게 젊음은 가장 큰 무기이다. 콘도가 아키라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동시에 부러워했던 것은 젊음이라는 희망이 있었끼 때문이다. 젊다는 것은 그 만큼 희망이 크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지금의 노력이 힘들겠지만 훗날의 달콤한 열매로 돌아 올 날이 기다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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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에 빠져 있는 모든 사람들
고마츠 나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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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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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갠 뒤 느끼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일까. 경험치와 상황에 따라 제각기 다르겠지만,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비가 그친 후 온전히 맑기 전 푸른 하늘을 기대하게 하는 옅은 하늘빛 같은 인상이다. 육상 트랙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아키라'는 달리는 것 자체로 행복했던 여고생이었다.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처지가 된 아키라에게 있어 달리기의 빈자리를 채워준 건 한 남자다. 함정은 그 남자가 거의 아버지뻘 되는 나이의 이혼남이라는 것이다. 나이 차 많이 나는 남녀의 사랑이 주축이거나 사랑이 주요 소재도 아니지만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가 보여주는 여고생이 나이 든 남자를 짝사랑하는 모습은 상당히 현실과 괴리된 상황으로 초반 영화에 진입 턱을 높이는 요소로 기능한다. 하지만 영화는 점차 ‘꿈’으로 무게를 옮겨 가기 시작해 잠시 놓친 꿈 혹은 잊고 있던 꿈을 상기한다. 반짝이던 꿈 꾸는 자신을 기억하고 그 꿈을 다시 잡으라고 독려한다. <갈증>(2014)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존재감 각인 후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6), <언덕길의 아폴론>(2018) 등에서 청순미 뽐낸 고마츠 나나가 육상부 에이스로 건강미를 발산한다. 그의 상대는 <해피 해피>시리즈, <아이 엠 어 히어로>(2015) 등으로 친숙한 배우 오오이즈미 요가 맡았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2016)의 나가이 아키라가 연출했다.
2019년 2월 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