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8월 어느 기념비의 이야기
Agosto Final, 2016

미리엄 스태포드는 1905년 스위스 출생으로 20대 초반에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그녀는 1928년 귀족 남성을 만나 결혼하여 아르헨티나에 정착한다. 미리엄의 남편인 라울 남작은 백만장자 정치가이자 예술적 감각을 가진 작가였다. 그는 미리엄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미리엄은 단지 아름다운 여배우로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다른 꿈을 향하여 나아가기 시작한다.

미리엄은 비행사가 되고 싶어 했다. 대부분의 부유한 남성들이 부인을 집안에만 가둬놓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는 달리, 라울 남작은 미리엄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다. 비행사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미리엄은 아르헨티나 여성 최초로 장거리 비행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루어 낸다.

그러나 미리엄은 1931년 8월, 산후안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비행기 사고로 인해 사망하고 만다. 라울 남작은 미리엄의 죽음에 크게 상심했다. 그는 아내를 기리기 위하여 십자가가 새겨진 거대한 기념비를 세웠다. <마지막 8얼 어느 기념비의 이야기>라는 길고도 특이한 타이틀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리엄 스태포드가 죽은 뒤 착공한 기념비는 1935년에 시작해서 일 년의 공사기간을 거친 후에 완성되었다. 미리엄이 죽었을 당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고 하는데, 당시 그녀의 옆에 있었던 남자 비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상당하다. 과연 미리엄이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두 사람이 단순한 동료 아니었다면, 라울 남작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산후안에서의 사고는 정말 사고였을까? 미리엄이 죽은 뒤 라울 남작이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마지막 8얼 어느 기념비의 이야기>는 단순히 백만장자 부호와 아름다운 여배우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비밀을 간직한 채 죽은 사람들의 행적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미스터리, 추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로맨스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아쉬운 작품으로 남을 수 있겠다. 하지만 미리엄 스태포드의 삶이 궁금하다면, 또한 그녀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대한 궤적을 쫓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원제는 이다. 마지막 8월이라는 의미다. 미리엄이 8월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는 제목이다. 감독은 살아생전 미리엄과 라울 남작이 남긴 자료를 수집하고, 그들과 연관 있는 사람들을 자세하게 인터뷰한다. 안타까운 건 전쟁을 겪으면서 중요한 자료들이 많이 소실되었다는 점이다.

미리엄의 남편이었던 라울 남작은 살아생전 무척 괴짜였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가족들도 그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미리엄이 죽은 뒤 그는 재혼했지만 새로운 부인과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평화로운 시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홀로 남은 그의 고독은 더욱 컸으리라. 라울 남작의 시신은 미리엄의 기념탑 근처에 매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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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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