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선생
センセイ君主, MY TEACHER, MY LOVE, 2018
학창시절, 우린 아직 나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아직은 많은 것을 알기에 부족한 나이다.
배움의 시간은 단지 머릿속에 영어단어와 수학공식을 집어넣는 것에 할애해서는 안 된다.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양식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철벽선생은 학창시절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치려고 한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행동에 책임을 묻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강요한다. 그것은 선생이 학생에게 충고하는 뉘앙스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선생은 학생의 일에 깊이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생각을 말할 뿐, 자신의 범주 안에 타인을 끌어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히로미츠 선생(타케우치 료마)은 연애경험이 전무한 사마룬(하마베 미나미)에게 자꾸만 간섭한다. 연애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사람을 진짜로 좋아해서 연애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묻고 따진다. 그러나 사마룬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녀는 그저 연애가 하고 싶을 뿐이다.
비록 그 정체가 무엇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남자친구와 꽁냥꽁냥 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고, 남들이 한다는 연애의 모든 것이 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연애 자체를 하고자 하는 게 사마룬의 목적이다.
그러나 그 상대가 코타케(사토 타이키)일 수는 없다. 그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베스트 프렌드일 뿐, 애초에 연애감정 따위는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그런 사이다. 하지만 코타케의 마음은 다르다. 그는 분명히 그녀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고백조차 하지 않은 채 그녀의 곁을 지키며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그와 그녀가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물론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히로미츠 선생이고 영화 제목 역시도 철벽선생이다.
사이몬(신카와 유아) 역시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이름으로 착각하기 쉬운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히로미츠 선생의 단짝이다. 만일 이 영화에서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성이 누군지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사이몬 아야카를 고를 것이다.
그녀 또한 히로미츠 선생을 좋아하고 그 마음을 히로미츠 선생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그녀를 선택하지 않는다. 사마룬을 향한 히로미츠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완성되었기에 결국 히로미츠는 여자주인공인 사마룬은 선택한다.
철벽선생은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속에 누군가를 들이기를 거부해왔으나, 자기 자신도 모르게 구멍이 뚫린 마음속으로 그녀의 귀엽고 사랑스런 제자가 들어오고야 만 것이다. 철벽은 대체 언제부터 무너지고 있었던 것인가! 그 마음에 계속 보수공사를 하며 막아보고자 했으나 사마룬의 마음은 결국 마지막 철옹성마저 무너뜨리고야 만다. 심지어 마지막에 한발 물러서는 결정적인 선택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야 만 것이다.
물론 내 마음은 여전히 사이몬을 향해 있다. 내게 만일 커플을 선택할 결정권이 있었더라면 나의 선택은 히로미츠와 사이몬일 것이다. 히로미츠는 사마룬의 진정한 첫사랑으로 남기고 코타케와의 관계에 약간의 여운만을 남긴 채 끝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사마룬에게 아픔을 주기 위함이 아니다. 보다 현실적인 그림을 위한 선택이다.
아마 코타케와 잘 되지 않더라도 사마룬의 미래엔 행복한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사마룬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여자다. 그녀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매력적인 여자다.
철벽선생은 매우 엽기발랄하면서도 전형적인 일본스타일의 로맨틱 코미디 연애물이다. 다소 오버스러운 연기톤에 밝고 귀여운 여주의 모습에 즐거움을 느끼고, 멋지고 잘생긴 남주의 모습에서 두근거림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의 캐미는 언밸런스함 속에서 미묘한 조화를 이루며 해피엔딩으로 그 끝을 함께 맞이한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 시간이 매우 어색하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가끔은 이렇게 가볍고 젊은 영화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특히 이런 봄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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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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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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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의 츠키카와 쇼 감독과 당시 ‘사쿠라’역을 연기한 하마베 미나미가 코믹한 멜로 드라마로 다시 만났다. 전작에서 청순가련형에 가까운 시한부 고등학생의 모습을 선보인 하마베 미나미는 이번 작품에서 첫사랑에 설레는 푼수 고등학생 연기로 무장해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인다. 시종일관 무표정하고 건조한 남교사에게 ‘돌격 앞으로’ 식의 저력으로 달려드는 하마베 미나미의 연기가 수차례 가벼운 웃음을 끌어낸다. 여자 고등학생과 남자 성인의 구도 자체는 일본 영화에 수차례 등장한 도식적인 관계이기는 하지만, 미성년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오직 웃음과 유쾌한 분위기를 노린 연출과 편집에 집중했다. 작품 곳곳에 들어박힌 재치있는 CG와 발랄한 톤의 배경음악이 조화를 이뤄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기에 무리 없을 로맨틱 코미디다.
2019년 3월 15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