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스톤
Hjartasteinn, Heartstone

어쩌면 그 아이는 게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그저 어린 시절 풋내나는 사랑의 시작을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서 배웠을 수도 있고 오직 그 소년과의 만남이,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웠던 것일 수도 있다. 친구와의 장난에 잠시 묘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 그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오면서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라면 이는 처음으로 자위에 성공한 소년 소녀의 죄악과도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이 영화 하트스톤은 어린 소년 크리스티안(블라에 힌릭손)이 친구인 토르(발더 아이나르손)에게 이상한 감정을 갖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게이일 수도 있고 게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토르에게 느낀 감정이 동성을 향한 애정이 아닌 오직 토르라는 인간을 향한 애정이라면 그것은 어떻게 구별해야 좋을까! 그가 토르 이외의 다른 남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다른 이들의 시선은 그렇지가 않다.

상의를 탈의한 두 소년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던 소녀는 이미 그의 비밀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타인에게 들켜버린 그림은 그의 무의식이 은밀히 숨겨둔,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치부였을 것이다. 결국 그 사건은 크리스티안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자살을 선택하게끔 만들어버린다. 게이가 나쁜 건 아니라는 그녀의 말은 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의도로 사용되었다 할지라도 그에겐 그를 게이로 규정해버리는 말처럼 들렸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떠오르는 의문은 어쩌면 그 아이는 게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는 스스로를 게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의 행동은 오직 친구 토르를 향한 조금은 찐한 우정의 무언가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게이의 감정임을 알아버린 순간 그는 최후의 선택을 했던 것이다. 바로 죽음을 통해 탈출하고자 했던 것! 그러나 그는 탈출에 성공하지 못한 채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물론 그것이 절망스러운 결과만은 아닐 것이다. 그 동네의 다른 호모 아저씨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면 될 테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토르는 크리스타인의 감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눈치다. 키스를 하는 순간은 짓궂은 장난처럼 받아들이고 어색한 순간이 찾아오면 역시나 어정쩡하게 넘겨버린다. 물론 그것이 가장 어린아이들다운 모습이며 그 순간을 자연스럽게 넘기기 위한 가장 적당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을 친구와의 사랑보다는 그의 마음을 흔드는 여성과의 사랑이 그에겐 보다 더 절실하며 훨씬 달콤한 유혹이었을테니.

한편 크리스티안은 자살을 선택하기 전까지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려고 하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거부하지도 않았다. 막연한 거부감 혹은 두려움을 살짝 내비치긴 했지만 그것이 그를 망가뜨리거나 절망에 빠트리지도 않았다. 그는 아주 평범한 소년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며 토르의 곁에 머물렀다. 하지만 토르가 우연히도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고 첫 경험을 하게 된 그 순간, 거기서 그들의 길이 엇갈리며 서로 다른 죽음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결국 크리스티안의 짝사랑은 안타깝게 끝나버리고 토르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 그가 게이임을 알아서 자살하려 했다는 베스(딜야 발스도티르)의 말에 친구와 늘 붙어 다니는 너야말로 동성애자라고 말하는 토르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진지하게 느껴진다. 또한 그가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그는 아직 너무 어리다. 상처가 아물고 시간이 흐르다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그 역시 잊혀질 한 순간의 추억이 될 것이다.
 |
|
 |
좀 더 특이한 성장영화를 보고 싶다면.. |
|
|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