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이터
Shiner, 2018
영화에 등장하는 격투기나 무술은 악당을 쳐부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되며 주인공의 성장을 돕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주먹이 운다와 같이 생계를 위해 복싱을 하는 이들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밀리언 달러 베이비처럼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과 도전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무술에 대한 이야기, 격투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몇몇 영화들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액션 영화의 재미를 위해 사용될 뿐이다.
더 파이터는 복싱을 기반으로 한 종합격투기를 소재로 쓰고 있지만 그 중심엔 가족 이야기를 두고 있다. 즉 격투기는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곁가지로 두고 있을 뿐 격투기 그 자체를 중앙에 두려 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 부분조차도 격투기는 뒤로한 채 주인공의 선택에만 집중을 하며 격투기에 대한, 승패에 대한 관심은 멀리한다. 이는 곧 이 영화를 격투기 액션물로 지켜봤던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선택이 되고 만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와 비슷한 한국영화 주먹이 운다를 두 번 볼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의 젊은 주인공 매튜(세야 훅)는 유명한 격투가로 성장하기 위해 과거의 격투기 스타 맥브라이드(케빈 번하드트)를 찾아가 자신을 키워달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들의 시작은 돈으로 시작해서 사기로 끝나버리고 마는 관계가 되고 마는데, 이는 결국 가족을 통해 다시 연결되고 만다. 물론 그것은 매튜가 맥브라이드의 딸 니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맥브라이드는 분노하며 매튜에게 달려든다. 이는 마치 자신이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자기 딸만은 건드려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일종의 협박과도 같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부모들은 모두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들처럼 그려진다. 니키의 아버지 맥브라이드가 그러하듯, 매튜의 아버지 역시도 자신의 아들이 걱정이다. 의사가 되어야 할 아들이 격투기로 빠지자 그는 아들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경기 당일 날 아들을 데려가려 하지만 맥브라이드에 의해 막히고 만다. 여기서 그는 매튜 아버지에게 본인이 원하면 따라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역시도 딸의 일에 대해서라면 눈이 뒤집히는 아버지다. 결국 남의 일에 대해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일, 자기 자식과 관련된 일에는 판단이 달라지는 평범한 아버지에 불과하다.
매튜는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동시에 대신 그 자리에 맥브라이드를 두고자 한다. 물론 그것은 진짜 아버지처럼 자신을 터치하지 않는 선에서 허용되는 관계이며, 격투기라는 동일한 관심분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니키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다만 그 벽은 계기만 마련되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벽이기에 큰 문젯거리라 할 수는 없다. 물론 그 계기는 맥브라이드의 아내이자 니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는 것이다.
이 영화는 쉽게 풀어도 될 이야기를 뭔가 있어 보이는 영화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 패착이라고 생각한다. 시놉시스만 보더라도 이 영화는 매우 단순한 격투기 영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 속에서 그들끼리 이상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산으로 끌고 간다. 특히 맥브라이드와 매튜의 대결이 성사되었다가 깨지는 장면은 이 영화를 끝까지 본 이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차라리 보다 평범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필름도 옛날 것을 사용했다면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부모는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 가끔 그것이 도를 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은 마치 자식이 자신의 것인 듯 과잉보호하며 그들의 미래까지 정해주려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답은 없지만 결국 선택은 그들 각자의 몫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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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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