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
Your Voice-kimikoe, 2017

조용하고 경치 좋은 해변, 히노사카 마을에 사는 고교생 소녀 나기사는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전해 들은 고토마다(言靈)를 믿는다. 고토다마란 사람이 하는 말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어서, 소원을 빌 때면 반드시 소리를 내어 말해야 하며, 타인의 험담을 하면 그것이 내게 돌아오니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나기사는 이미 폐업한 카페 아쿠아마린에 방문하게 된다. 테이블 위에 있는 미니 FM 스테이션을 발견한 나기사는 호기심에 DJ흉내를 낸다. 아무도 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장난이었으나, 실제로 나기사의 목소리는 방송되고 있었고,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마을에서 지내던 시온이 나기사의 방송을 듣게 된다.
작고 조용한 해안도시를 배경으로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녀 나기사를 주인공으로 한 일상 힐링 애니메이션이다. 서정적인 분위기와 따뜻한 색감의 작화가 여름이라는 작중 배경에 잘 어울린다. 작중 사건을 일으키는 발단이자 주 배경이 되는 카페 아쿠아 마린은 이미 폐업한 곳이지만, 나기사의 활약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주인공 나기사의 따뜻한 마음씨와 어른스러운 모습이 돋보인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말하는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언제나 신중하고 남들에게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 때문에 친구가 심한 말을 하면 마음 아파한다. 그런 나기사의 주변에는 필연적으로 좋은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극중 나기사가 카페 아쿠아마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도, 친구인 카에데가 다른 사람의 험담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카에데의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친구가 나쁜 말의 영향을 받을까봐 무서워진 나기사는 속상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아무도 몰래 자기 마음을 털어놓은 나기사는 그렇게 방송을 시작한다. 평소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던 나기사이기에, 미숙하지만 방송은 차근차근 확실하게 발전해 간다.

말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잔잔한 분위기의 일상물이지만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제점이 다루어지고, 작중 등장인물이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주목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는 말이며, 언제나 말을 조심하고 아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누구라도 살면서 남의 험담을 하거나 들은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나쁜 말을 내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같은 맥락으로, 내가 듣기 싫은 말은 타인도 듣기 거북하다. 실제로 거의 모든 오해는 잘못된 말에서 비롯된다. 무분별하게 내뱉는 말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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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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