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싸이코
Greta, 2018

뉴욕의 지하철 안에서 프랜시스(클로이 모레츠)는 주인 없는 여성 가방을 발견한다. 단아한 겉모습의 가방은 어느 숙녀의 것으로 예상되는데 프랜시스는 이것을 지하철 분실물 센터에 가져다주지 않고 직접 주인을 찾아가 건네준다. 가방 주인은 바로 그레타(이자벨 위페르). 직접 집으로 찾아와 가방을 준 것에 감사의 뜻으로 그레타는 프랜시를 집으로 들이고 차를 대접하며 품위 있는 접대를 한다. 게다가 피아노를 직접 연주해주며 혼자 사는 중년 여성의 고귀한 품격도 내보인다.

프랜시스는 1년전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 그 상실의 슬픔에 대한 위로를 그레타에게 느끼며 가깝게 지내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인연의 방향은 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점점 프랜시스에게 집착하면서 프랜시스의 생활과 삶에 간섭하는 그레타의 접근은 정도를 넘어선다. 급기야 그레타는 프랜시스가 일하는 레스토랑에까지 찾아와 소동을 부리게 되고 결국은 그레타를 납치하고 집에 감금한다.

친절한 마음씨를 악으로 대하는 범행은 영화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다. 싸이코 중년 여성의 잘못된 욕망과 비뚤어진 내면과 합해지면 영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마담 싸이코. 그렇게 완전히 새것도 아니고 손때가 많이 묻은 것도 아닌 여성의 가방. 그 물건을 흘려놓고 낚시처럼 친절한 마음씨를 낚아내는 싸이코의 본모습을 서서히 알아가기까지 영화의 긴장감은 서서히 증폭된다.
온갖 다양한 인종과 문화, 종교, 습성, 풍류가 가득 넘쳐 흐르는 미국의 대도시 뉴욕에서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친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보답은 그렇게 싸이코의 음습한 공격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클로이 모레츠와 이자벨 위페르라는, 영young과 올드old의 대립은 착한 마음씨와 싸이코의 대립이라는 구도보다 더 흥미롭다. 서글서글한 눈매의 클로이 모레츠는 아직 세상을 다 잘 모르고, 인간의 속내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친구 에리카의 조언도 한 귀로 흘려버린다. 자기만의 순수한 세상에서 아직 껍질을 탈피하지 못한 것.
그러나 삶의 굴곡을 다 겪고 이제 자기만의 세상이 구축되어 닳고 닳은 중년의 이자벨 위페르의 표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면을 쓰고 있음이 감지된다.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말하는데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프랜시스의 순수함은 일면 답답할 정도이다.

사람을 감금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동안의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스릴러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그 긴장의 순간을 어떻게 증가시키고 합리적 타당성으로 가라앉히느냐는 바로 영화가 보여줄 재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레타의 집에 감금되어 사지가 묶인 프랜시스.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 점점 미쳐가는 그레타의 가면을 벗어던진 맨 얼굴은 공포로 다가오면서 내가 속았구나, 하는 탄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찾아온 탐정은 그레타가 숨긴 무언가를 찾아내지만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역시 숨을 거둔다. 탐정을 처치하러 다가오는 그레타의 발레 걸음은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면서 싸이코를 표현하는 행동 양식의 액기스라고 할 수 있다. 그 장면을 두세번 다시 보기로 돌려보면 뒷머리가 서늘해지는 색다른 공포감을 맛볼 수 있다. 탐정은 그레타의 어두운 내면을 드디어 발견하고 실마리를 찾았지만 그 때 뒤에서 다가오는 그레타의 모습을 보면 이미 그레타는 탐정의 전체를 다 파악하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려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 프랜시스는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부분은 영화를 직접 볼 분들에게 남겨드리는 선물이고, 싸이코에 대응하는 실제적 방법에 대한 힌트를 남겨준다. 감금하고 괴롭히는 스릴러는 이미 미져리라는 끝판왕 영화가 있지만 집착과 광기의 표출이라는 측면에서 미져리의 애니와 마담 싸이코 그레타를 비교해본다면 애니가 폴의 소설 애독자로서 주인공의 죽음에 분노한다는 것과 그레타의 싸이코짓은 결코 같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 또 다른 스릴러의 공포가 분명히 느껴질 것이기에 이 영화는 매우 더운 여름밤 혼자 보기를 권한다.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스릴러로서 충분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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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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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잘 짜인 촘촘한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마담 사이코>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외로운 중년 여성 ‘그레타’(이자벨 위페르)와 엄마를 그리워하는 젊은 여성 ‘프랜시스’(클로이 모레츠)가 나누는 정서적 교감은 얕고, 사이코의 정체는 초반에 바로 노출되며 이후 사건은 갑작스럽고 반전과 해법은 성급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요소요소 매혹적인 지점을 지녔다. 극 전체를 감싸는 피아노 선율과 이자벨 위페르 특유의 음성과 억양 그리고 잠깐이지만 강렬한 인상 남기는 ‘그레타’의 사뿐한 발레 동작, 클로이 모레츠가 때때로 보이는 고혹적인 모습 등. <마담 사이코>는 유사 소재를 다룬 스릴러와 차별화된 우아함으로 서스펜스를 형성한다. 영화의 초반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진진한 편으로 클로이 모레츠와 이자벨 위페르 외에 ‘프랜시스’의 친구 ‘에리카’를 연기한 마이카 먼로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통쾌함을 안긴다. 닐 조단이 각본, 연출, 기획한 작품이다.
2019년 6월 2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