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 외전
Operation Undercover 2: Poisonous Dragon

남을 속이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물론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거짓을 일삼는 자들에겐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들 역시 첫 경험은 상당히 불편하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몸에 익숙해지지 않은 속임수는 그들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들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만든다. 혹시라도 들켰을까 지레 겁을 먹게 만들며 그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기라도 하면 죄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물론 이를 알면서도 반복하는 이들은 그야말로 인간답게 살기를 포기한 자들이다.

무간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살아야만 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은 오직 명령에 의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가면을 쓴 채로 자신을 가리고 남을 속일 뿐이다. 그것은 비겁함이나 정의롭지 못함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마치 전쟁에서 군인이 적을 죽이는 행위를 악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형태로 판단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물론 그들 스스로 그러한 삶을 선택했다면 본질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무간도의 두 주인공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시작하며 무간지옥으로 빠져들고야 마는 상황에까지 도달하고야 만다.

무간도가 잘 만들어놓은 일품요리였다면 무간도 외전은 주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인스턴트 요리에 불과하다. 애초에 제목을 무간도 외전으로 지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영화는 무간도와는 전혀 무관한 영화라 할 수 있다. 비밀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경찰이 범죄자 소굴에 들어가는 영화가 단지 무간도만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이 영화는 그 어느 것 하나 무간도와 연결해서 볼 수 없는.. 정말 쌩판 다른 영화에 불과하다. 그저 무간도라는 이름이 지닌 힘을 이용한 영화랄까!

영화는 초반부터 살짝 당황스런 장면을 삽입하며 무간도와는 전혀 다름을 보여준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가보(장치항)의 꿈은 007 제임스본드와 같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지만 그는 빡센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훈련도중 죽은 척 하며 도망치다가 실패한다. 그리고는 태국을 거점으로 하는 조직 삼화방의 우두머리 벽력가(노혜광)를 잡아넣기 위해 비밀요원으로 투입되지만 벽력가는 결코 남을 믿지 않는 인물로 이미 이전에 잠입한 비밀요원을 제거한 경력이 있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가보는 열심히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자 노력한다.

정통 느와르보다는 덜 어둡고 코믹한 영화보다는 진지하게 흘러가는 와중에도 이 영화는 버디무비 형식으로 극을 꾸려나간다. 서가보는 태국의 어느 무리에게 공격당하는 용소(서아신)를 구하며 벽력가의 조직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데, 용소 역시도 벽력가를 철천지원수로 생각해야만 하는 관계에 놓인 인물이다. 아버지를 죽인 벽력가에 대한 내용은 영화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용소가 그동안 꾹 참아왔던 것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서가보에 의해 눈을 뜨며 결국 벽력가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영화는 용소가 아버지의 복수를 완성하는 것까지 보여주며 이야기를 끝내지 않고 벽력가의 딸(목혁삼)이 다시 복수를 꿈꾸려다 실패한 뒤 용소가 살려준 서가보가 재등장하며 그들의 갈등이 이어지는 장면까지 나온다. 물론 그것 역시도 주먹다짐으로만 끝나버리며 결말은 흐릿하게 사라진다. 결국 느와르적인 요소는 충분히 사용했음에도 뭔가 어정쩡하게 끝나버린 이 영화는 그래서 무간도라는 이름을 달아선 안 되었다고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든다. 차라리 코믹한 요소만 잔뜩 뽑아서 코믹느와르나 만들었다면 이보다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류작이 결코 오리지널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오리지널과는 다른 스타일로 자신만의 색을 찾아서 더욱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도저도 아닌 흉내에 그칠 바엔 차라리 뭔가를 시도라도 해보고 장렬히 전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 감독의 또 다른 영화 도신 외전도 그런 의미에서 다시는 찾아보지 않은 영화가 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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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를 보지 않은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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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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