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The Divine Fury,2019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편부가정에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란 용후. 그러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까지 잃게 된다. 성당을 찾아간 용후는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지만, 아버지는 결국 돌아가시고 두 번 다시는 신을 믿지 않게 된다. 격투기를 시작한 용후는 타고난 체력과 갈고닦은 실력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로 발돋움한다. 그런데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던 어느 날, 용후는 비행기 안에서 악몽을 꾸게 된다. 꿈에서는 깨어날 수 있었지만, 그날 이후 용후의 오른손바닥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상처가 생긴다. 아무리 노력해도 출혈이 멎지 않는 상처. 용후는 병원을 찾아가지만, 의사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자신의 손에 난 상처가 평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짐작하는 용후. 마침 용후의 매니저를 통해, 상처의 원인이 영적인 부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를 통해 찾아간 성당은 두 명의 신부가 구마 의식을 행하는 시설이었다. 마침 용후가 찾아갔을 때, 성당에서는 구마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강한 악령의 힘을 이기지 못한 신부들을 돕게 된다. 용후를 만난 신부들은 용후의 손에 있는 상처가 악령을 퇴치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만, 용후는 과거 아버지를 잃은 슬픔 때문에 그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용후에게는 악령들이 따라붙은 상황이었고, 더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물론 용후는 격투기 선수로서 수많은 사람과 싸워 온 경험이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과 악령은 다르므로, 용후는 전에 없던 공포심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용후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신념에도 불구, 악령을 쫓아줄 수 있는 성당을 다시 찾아간다.
<사자>의 감독 김주환은 지난 2017년 <청년경찰>로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물론 해당 영화는 평점이나 관객동원수와는 달리 혹평을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사자>에서도 <청년경찰>과 크게 다른 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매니아층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인 오컬트와 액션을 적절하게 배치함으로서 색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완성시켰다.
오컬트를 소재로 한 한국 액션물이라는 점에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 <사바하>가 연상된다. 다만 장재현 감독은 오컬트물에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장르에 대한 연구를 깊이 했다는 사실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반면, <사자>는 상업성에 치중하여 장르적 깊이는 얕다.
감독의 전작인 <청년경찰>에서도 남은 건 박서준과 강하늘의 연기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사자>또한 <청년경찰>과 비슷한 평가를 면치 못한다. 박서준을 비롯해 안성기, 우도환의 연기는 훌륭하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었으나, 엑소시즘과 오컬트를 정면에 내세운 작품치고는 무게감이 덜하다. 작품 전체에 코미디 요소가 가미되는 것도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시도와 구성은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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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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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넘치는 코믹 수사물 <청년경찰>(2017)로 혈기 왕성하고 정의로운 청춘을 연기했던 박서준이 김주환 감독과 다시 뭉쳐 오컬트 액션물 <사자>로 돌아왔다. 구마의식을 주요 소재로 다룬 점에서 <사자>는 김윤석과 강동원이 신부로 등장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2015)과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 결론은 톤앤 매너가 완전히 다르다. 신부와 격투기 챔피언을 파트너로 삼은 색다른 구도로 접근한 <사자>는 기시감 드나 새롭고, 전형적인 듯하나 특색 있다. 오컬트와 액션의 비중이 막상막하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인자한 영감 신부(안성기)와 무뚝뚝한 젊은 격투기 선수(박서준)와의 콤비 플레이가 살짝 어색한 면이 없지 않으나 한편으론 기존의 파트너십과 차별화된 구수한 맛을 지녔다. 구마 의식, 소품, 악을 형상화한 CG도 수준급. 게다가 후반부 박서준이 담당한 액션 시퀀스는 그야말로 박진감 있다. 하지만 구석구석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 것이 흠이고, 전체적인 짜임새와 세계관 소개가 정교한 편은 아니다. 다만, 영화 속에 모습을 드러낸 ‘검은 주교(우도환) 외에 수녀와 승려 중심의 악의 무리가 존재하는 확장된 세계관이 준비돼 있다니 후속편을 기대해 본다.
2019년 7월 31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unyoung.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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