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2019

여주인공은 괴롭힘을 당하며 불행한 삶을 살거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끝내 죽고야 만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귀신으로 남아 그들을 괴롭히며 복수를 완성한다. 귀신은 하얀 소복을 입어도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다. 다만 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위해 특수 분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얼굴에 시뻘건 핏물을 바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죽을 때 다친 부위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공포영화는 너무 오래도록 사용된 탓에 더 이상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이는 다소 뻔한 스토리 전개에도 영향을 끼치며 오직 관객들의 눈을 질끈 감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만 그 힘을 전부 쏟기에도 여력이 부족하다. 관객들은 더 이상 진부한 이야기에 자신의 돈을 지불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롤러코스터 그 이상의 쇼킹한 것들이 3D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 와중에 고전적인 귀신의 집은 식상하기 그지없다. 공포체험을 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모를까!

영화 폐가 역시도 이런 고전적인 스타일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로 흘러가기에 차별화된 부분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마치 여고괴담 시리즈가 한창 유행하던 그 시기의 분위기를 다시금 끄집어내서 향수라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대실패였다고 본다. 영화의 시작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학생들.. 그러니까 그들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학창시절 자살한 미옥(이윤수)이 있다.

유라(천이슬)는 결코 일진들과 함께 어울릴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다. 초식동물이 육식동물들 사이에서 열심히 셔틀을 하며 마음을 얻으려 노력해봤자 그녀는 이용만 당할 뿐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미옥처럼 아웃사이더로 존재했다면 나았을지도 모르겠으나, 아마 그랬다면 둘 다 그들의 레이더에 걸려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다. 유라는 그저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미옥을 그들에게 먹잇감으로 던져두고 자기 혼자만 살아남은 것이다. 이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이에나와 같은 인간들이 선택하는 가장 이기적이면서도 비열한 방식이다.

어쨌거나 그들은 모두 미옥과 연결된 무리들로 복수 당해 마땅한 인간들이다. 이 영화는 그들의 죄를 그들이 죽기 전에 배치하며 감정을 끌어올린다. 또한 괴롭힘을 당한 행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복수를 가하기에 그 벌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마치 죽어 마땅한 이유를 말하기 위함처럼 순서에 맞게 차례대로 죽이며 복수를 완성하는데, 가장 맛있는 음식은 마지막을 위해 남기듯 그녀가 가장 죽이고 싶었던 인간들은 제일 마지막에 처리한다. 다만 그 두 인물은 의외로 그녀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유라와 접점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진태(황명환)이다.

진태는 그녀의 상처를 이용했기에 미옥에겐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물론 그가 그린 그림은 그것이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내용이 없었다면 절대로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스케치라 차라리 다른 것으로 대체되었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가령 성폭행당한 미옥이 그날 잃어버린 자신의 물건을 진태가 가지고 있었다고 설정했어도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진태가 성공한 화가라는 설정에 맞춰서 그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그림이 중요한 순간에 배치될 정도로 잘 그려진 것은 아니기에 이 또한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공포영화는 언제나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한다. 이는 장르적 강박이 극심한 탓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면 공포영화는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토리가 빈약하면 배우들은 더욱 과장된 연기를 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우들의 노력은 아쉽지만 이 영화를 추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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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슬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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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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