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
The Night View of the Ocean in Yeosu

영화 여수밤바다는 정형석 감독 작품인 독립영화다. 정형석 감독은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성혜의 나라>로 대상을 받은 바 있는 실력파 감독으로,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 한지석 역에 분하기도 하며 연기력과 작품 연출력을 모두 입증했다. 갑작스런 사건으로 무작정 떠난 여수에서 벌어진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여수밤바다는 어떤 영화일까?

이 영화는 극 중 연극 연출가인 한지석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꽤 알아주는 연극 연출가인 한지석은 같이 일하던 동기에게 사기를 당한다. 동기가 인감을 훔쳐 자신을 보증인으로 세운 것이다. 하룻밤 사이 3500만원의 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가 된 한지석은 무작정 여수로 향한다. 연고도 다녀온 기억도 없는 여수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긴 한지석은 여수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그리고 여수 해안공원에서 미희를 만난다.

한지석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던 미희를 다음 날 카페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미희는 지석을 알아본다. 학부생 시절 연극을 좋아했던 미희와 연극 연출가 한지석은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대화를 통해 미희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지석은 그녀의 글선생을 자처하며 여수에 조금 더 머물기로 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특별할 게 없다. 평범한 연출가가 여수에 내려가 생기는 조금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그러나 누구나 겪어볼 법한 이야기다. 우연에 우연이 겹치고, 또 우연에 우연이 겹쳐 일어나는 이야기들. 하지만 보는 이에게는 하등 특별할 것 없는 이 이야기가 주인공에겐 삶이 된다. 아무리 시답잖은 이야기라도 그것이 나의 삶이 된다면,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면 그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나에게 있어서 나의 인생과 나의 이야기는 그 무엇보다 특별하지 않은가.

지석과 미희를 중심으로 한 여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감하고 자신과 유사한 점을 찾아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삶의 철학에 감동받을 것이다. 어떠한 걸음도 의미 없는 걸음은 없다. 의미 없는 걸음은 의미 없음이 의미가 된다. 궤변 같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필자는 원래 독립영화 보기를 굉장히 즐기는 사람인데, 근 1년간 삶에 치여 독립영화를 챙겨보지 못하고 간간이 상업영화만 관람하곤 했다. 조금 여유가 생겨 독립영화관을 찾게 된 어느 날, 우연히 상영 마지막 날인 이 영화를 만났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모르는 채로 반신반의하며 영화관에 무작정 들어간 그 날, 필자는 필자가 왜 독립영화를 좋아했었는지 이유를 되새길 수 있었고 독립영화에 대한 열정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었다. 잔잔하고 아무런 특별함 없이 흘러가는 이 영화의 스토리는 그 어떤 화려하고 웅장한 상업영화보다 깊은 사색과 감동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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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일상을 그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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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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