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할까요
LOVE, AGAIN

남녀가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는 딱히 영화로 만들어질 이유가 없다. 물론 결혼 및 출산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그 또한 영화화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누구나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을 돈과 시간을 들여 영화관에 앉아서 보고자 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보다 자극적이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내용들을 끌어다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 한다. 다만 자극적인 것은 빈약한 구성 덕분에 오히려 관객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수도 있다.

제목만 봐도 내용과 결말이 짐작이 되는 두번할까요는 처음부터 속도를 위반하며 결혼이 아닌 이혼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만 이혼은 평범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에 흔치않은 이혼식을 가져다가 웃기지도 않은 상황을 연출하며 그들이 이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게 만드는데, 결국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될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자 이 영화의 한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중반까지만 해도 그들의 두 번째는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선영(이정현)은 남자보다는 도우미가 필요해 보이는 여성으로, 만일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남자에겐 불행을 가져다 줄 것만 같은 운명을 지닌 독특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집안일은 제대로 할 줄도 모르고 무슨 일만 생기면 이혼한 남편을 불러대는 이 문제적 여자는 심지어 전남편의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끼치며 피해만 입힌다. 그러면서도 그 죄는 전남편인 현우(권상우)에게 있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도 한다.

현우는 생각보다 착하고 좋은 남자다. 이혼식을 하겠다는 아내의 말도 안 되는 요구에도 쪽팔림을 무릅쓰고 오케이를 해주는 이 불쌍한 남자는 그녀와 헤어진 이후에도 그녀를 보필하며 최대한 좋은 전남편으로 남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는 미국의 어느 이혼남녀처럼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는 틀림없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그것은 아직 남아있는 미련이나 의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무의식적인 몸부림이 아닌 이상에야 사랑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일 지경이다.

또 한 선영에게 찾아온 새로운 연인이자 현우의 아주 오랜 벗인 상철(이종혁)을 위해 그는 적극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하지도 않는다. 쉽게 들킬 것이 뻔한 상황임에도 괜한 비밀을 만드는 그들의 모습은 다소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결국 그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철의 가면을 쓴 차종훈은 말죽거리에서의 복수를 완성한다. 그렇게 현우는 완벽한 솔로가 되고 상철과 선영의 결합으로 마무리 지었다면 좋았겠으나.. 앞서 말했듯 이 영화의 결말은 우리가 이미 예측했던 방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빌어먹을 클리셰에 갇혀버린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조금 웃겨주다가 결국에는 주인공들을 반드시 이어줘야만 하는 그런 영화.

물론 이 영화에도 재밌게 볼만한 장면들은 꽤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의 또 다른 결말을 보게 되었다는 것과 영화 탐정의 파트너 성동일이 직장 상사로 등장해 가끔 웃음을 주었던 장면들이 그러하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대놓고 유치한 코미디 영화로 빠져버렸다면 차라리 나았을 거란 생각도 들긴 하는데, 그럼에도 주인공들을 반드시 묶어줘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든 그렇고 그런 영화로 끝나버리고 말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가볍게 웃으며 즐길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를 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선영을 끝까지 끌어 안아주는 현우라는 캐릭터에 대한 불만과 그들의 어설픈 재결합 장면 덕분에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지는 않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권상우와 이종혁을 이용해 여러 코믹한 장면을 많이 만들어낸 것까지는 참 좋았다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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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의 또 다른 결말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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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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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아닌 화려한 이혼식으로 문을 여는 <두번할까요>는 이혼 후 남은 불씨를 동력 삼아 재결합에 이른다는 익숙한 테마의 로맨틱 코미디이다. 특출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권상우, 이정현, 이종혁이 베테랑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적절하게 웃음 포인트를 심으며 무난하게 이끌어 나간다. 특히 극 중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 혹은 오마주는 웃음 빵 터지는 요소 중 하나다. 십수 년 세월이 흘러 권상우와 이종혁이 재현한 이른바 ‘옥상 신’은 추억 돋우면서 관객의 곁에서 함께 해온 배우에 애정을 높인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밝고 명랑한 역할로 돌아온 이정현 또한 반갑다. 박용집 감독이 <용의주도 미스신>(2007)이후 오랜만에 로맨스 영화로 복귀했다.
2019년 10월 22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