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타
NAILED,2019
세상을 살다보면 사소한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예상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뉴스에서 나오는 대형 스캔들이 아니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을 의외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굳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식의 명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은 한번 이상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카센타의 두 지온깅 재구와 순영 부부에게 찾아왔던 우연한 사건 또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흘러 결국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결국 이들의 삶이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 되어지는가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지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남는 영화였는데요, 혹시 관람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실까 하는 생각에 간단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파리만 날리는 국도변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재구와 순영 부부. 근처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리조트 공사로 손님들이 더 줄었다는 생각에 수시로 공사현장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서에 드나드는 것이 생활이 된 지 오래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이어에 펑크 난 차량이 부부의 카센터에 찾아오는 일이 부쩍 늘어나게 되고 이것이 인근 공사현장을 오가는 트럭에서 떨어진 금속 조각 때문인 걸 알게 된 재구는 계획적으로 도로에 금속 조각을 뿌려 타이어 펑크를 유도하기 시작한다.
펑크 난 차들이 카센타에 줄을 이으며 돈을 벌게 된 재구. 남편의 수상한 영업을 몰랐던 순영은 처음에는 말리지만 수중에 돈이 쌓이자 더 적극적으로 계획에 동참하며 도로에 못을 박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리조트 공사장 총괄 책임자였던 예리의 차가 찾아오자 말도 안되는 금액을 부르며 나름의 복수를 하지만, 며칠 뒤 예리의 아이가 유괴되자 재구 부부는 용의자로 떠오르게 된다.
타이어 펑크를 유도해서 번 돈으로 전보다 씀씀이가 커진 이들 부부에 대해 마을 사람들이 수근거리던 상황에서 유괴범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여기에 여러가지 사건이 켜켜히 쌓이면서 상황은 점점 종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위 줄거리에 언급한 사건 이후에 계속 마치 나비효과와 같이 여러가지 사건이 켜켜히 쌓이고 쌓이면서 이들은 계속 돈을 벌게 되지만 큰 돈을 버는 것과 별개로 재구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처음 시작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쇠붙이로 인한 펑크였지만, 결국 계속 펑크난 손님들을 받기위해 도로에 못을 박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복잡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요, 남들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 하면서 이렇게 번 돈을 가지고 평소 하고싶던 쇼핑이며 서울에 건물을 살 생각에 꿈에 부푼 모습 그들의 모습을 보고 마냥 웃기다거나 그들을 마냥 비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해 하는 짓이지만 이들이 하는 행동은 분명 그 자체로 문제가 있습니다. 애초에 못을 박는 것 자체도 범죄이지만, 이 못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등 다른 사건으로 파생되는 모습을 보며 나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모습, 하지만 이러한 생계형 범죄로 인해 처음으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됬다는 점 등은 계속되는 아이러니 속에 평범한 일상 속 균열이 어떻게 벌어지는가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볍게 보자면 꼬이고 꼬여버린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 웃음이 절로 나오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여러가지로 복잡미묘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네요. 오랫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박용우 배우의 모습도 좋았지만, 순영 역의 조은지 배우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입니다.
뒷맛은 씁쓸하지만 가볍게 킬링 타임 영화로 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영화입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하윤재 감독의 첫 장편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네요. 블랙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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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블랙 코미디 영화를 보고싶은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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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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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윤재배우: 박용우, 조은지장르: 코미디등급: 15세 관람가시간: 97분 개봉: 11월 27일 간단평젊은 부부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은 몇 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아내의 고향 경상도로 내려왔다. 그러나 허름한 카센터에서 살림과 밥벌이를 함께 하는 두 사람의 생활은 형편없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을 바라보듯 무심한 시선을 건넬 뿐이다. 부부는 동네를 오가는 사람들 자동차 바퀴에 고의로 ‘빵꾸’를 내고 그것을 다시 수리해주기로 한다. 도덕적 옳고 그름을 뛰어넘은 특단의 생존 대책을 세운 부부의 이야기 <카센타>는 ‘먹고사니즘’에 매진하는 이들의 씁쓸한 자화상을 드러낸다. 폐쇄적인 지역 정서와 도시의 맹렬한 욕망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영화적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하윤재 감독의 고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역 재개발, 아이 유괴 사건, 마을 유지의 텃세 등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거쳐 메시지를 드러내는 감독의 시선과 밀도가 깊이 있다. 동일한 욕망으로 시작해 서로 다른 길로 향하게 되는 부부의 파열음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극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감성을 덧댄 박용우, 조은지의 호연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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