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리키
Sorry We Missed You,2019

단지 나 하나, 개인의 인생조차도 마음먹은 대로 끌고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가족이라는 이름의 집단을 계획에 따라 이끌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 우리의 부모는 늘 그렇게 살아왔고 새롭게 시작하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가장은 혹은 그것을 이끌어가는 다른 누군가는 그저 버겁다고 도망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목표는 오직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나, 다니엘 블레이크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나온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는 한 가족의 삶을 토대로 우리의 인생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고난을 극복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훈훈하고 교훈적인 스토리로 그려냈다면야 좋았겠으나 결코 그럴 일은 없어 보이며 그렇다고 비극적인 결말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저 우리에게 불행이 찾아와도 우린 내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하는 것처럼, 이 영화 역시도 계속 살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리키(크리스 히친)는 오직 가족을 위해 택배 회사에 취직해서 희망적인 미래를 그리며 열심히 일을 한다. 프랜차이즈 형식의 이 회사는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기보다는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거리를 둔다. 이것은 그들이 고용인의 입장에서 노동자를 부려먹지 않으며 개인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실상 그들의 태도는 정반대에 가깝다. 개인의 시간은 없으며 오직 계약대로 이행하도록 강요하고 그것을 이행하지 못하면 무조건 감점에 벌금이다. 이러한 제도의 문제를 이 영화는 우선적으로 꼬집고 있다.

그의 아내 애비(데비 허니우드) 역시도 복지사로 일을 하며 노인들의 삶을 돕는다. 쉽게 하기 힘든 일임에도 그녀는 마치 자기 부모를 모시듯 열심히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형편없다. 그럼에도 크게 반항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던 그녀가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참지 못하고 리키의 회사 매니저에게 분노를 쏟아 붇는다. 마치 자신이 받는 부당한 대우를 남편을 대신해 퍼붓는 느낌이다. 그녀를 통해 사회의 복지문제에 대한 부분을 지적하며 동시에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하지 못하는 사회를 비판한다.

또한 그들의 아들과 딸인 셉(리스 스톤)과 리사(케이티 프록터)를 통해 교육의 문제와 가족의 붕괴현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맞벌이 부부의 삶은 그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셉은 반항아적인 기질마저 보이며 결국 리키가 하는 일에도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고 만다. 아버지에게 뻑유를 외치는 모습은 단지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으며 계속되는 그의 문제적 행동은 절대적으로 (꼰대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리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는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만다.

다만 이 문제 또한 가족 간의 시간이 부족하게끔 만든 이 사회가 문제라고 주장한다면 셉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저지르는 행동이 일탈을 넘어서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고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며 타인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지경에 이른다면 그것은 결코 이해의 수준으로 끝낼 수는 없다고 본다. 법을 어기고 폭력을 남용하는 행동을 감싸주는 것은 가족의 역할이 아닌 잘못된 교육의 결과일 뿐이다.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가족의 역할이며 부모의 역할이다. 물론 전과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 역시도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겠지만..

우리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사회가 존재하고 복지가 필요하며 교육과 안정된 직장, 제도적인 보완을 비롯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다. 가족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이며 구성원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좋은 사회,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길은 결국 그 최소한의 울타리를 행복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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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그린 가족드라마가 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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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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