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틴 콘체르토
Mountain,2017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 높은 제니퍼 피돔과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협업, 웰럼 다포가 나레이션을 맡아 제작한 <마운틴 콘체르토>는 70분 가량의 마운틴 다큐멘터리다. 원제는 <마운틴>으로 타이틀의 값어치를 분명히 하는 장면들을 담고 있다. 인간을 한낱 점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엄한 산의 모습들을 훌륭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3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높은 산봉우리를 오른다는 행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굳이 위험에 뛰어들지 않아도 일상의 많은 부분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름에 둘러싸인 뾰족하고 큰 봉우리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산 밑에 사는 사람들은 산 위에서 사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오늘날 여러 창작물의 모티브가 되는 신화, 전설이 만들어졌다. 산은 미지의 세계이자 놀라움의 원천이었고, 동시에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전설은 산이 가진 마법을 더욱 강하게 했다. 많은 등산가들이 산봉우리를 정복하겠다고 나섰다. 산봉우리는 그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까이 가게 만드는 사이렌의 노랫소리 같았다. 많은 사람이 그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산봉우리는 저항하기 어려운 만큼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산을 정복하려 했던 많은 사람이 사고로 죽었다.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친 오늘날, 산은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산의 지형이 밝혀지며 지도가 만들어졌고, 산에는 이름이 붙었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산 밑에 사는 사람들에게 지배당했다. 수수께끼는 그렇게 지배 대상이 되었다.

산을 오르는 모험가들의 최종 목적지는 단연코 에베레스트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바로 그 에베레스트. 그곳을 오르는 사람들은 마치 개미처럼 보인다. 그만큼 압도적인 면적과 높이, 험한 지형을 자랑한다. 흥미는 쉽게 집착이 되고 집착은 거칠고 통제되지 않는다. 미지의 풍경에 대한 열망이 깊어진다. 위험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말은 에베레스트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모험가들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곳에서 텐트와 침낭에 의지해 잠을 잔다. 때로는 이글루 안에 침낭을 펴기도 한다. 크랙에 손을 끼워 가며 절벽을 오르고, 허공에 흔들리는 가느다란 줄에 목숨을 맡긴 채 대롱대롱 흔들리며 휴식을 취한다. 바위와 얼음은 보기보다 훨씬 차갑고 딱딱하다. 눈사태, 추위, 부상과 메스꺼움, 공포에 시달리며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칼날 같은 산봉우리를 지나 목적지에 도달하면 그곳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환희가 기다린다.

높은 곳에서는 언제라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는 게 느껴진다. 오늘날 산을 무대로 삼아 위험한 포커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는 산을 존중하는 행위였던 모험이 상업화, 도박화가 되었고 거기에는 대기업의 자본과 온라인 조회수라는 커다란 두 개의 줄기가 있다. 위험한 일이 없는 사람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산은 언제나 인간을 초월한다. 산은 인간의 미미함을 고스란히 드러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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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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