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신이 아니다
Dying To Survive,2018

언젠가 폐암에 걸린 환자가 개구충제를 먹고 효과를 봤다는 내용의 뉴스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그것은 그 환자에게만 맞는 특수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으며 플라시보 효과에 의한 착각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완치가 된 경우가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들의 그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절하다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전부 책임질 수는 없으며 모든 질병에 대처할만한 능력 또한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모두가 최선의 노력은 다하고 있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가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 삶과 죽음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돈도, 행복한 삶도 불치병에 걸린 이들을 구해내지는 못한다.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빼앗아버리고 만다.

마이클 무어 감독이 자신의 영화 식코를 통해 미국의 의료보험 문제를 지적했던 것처럼 이 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 또한 그와 비슷한 문제를 다루며 의료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물론 식코와 달리 다큐멘터리가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좀 더 극적으로 재미있게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며, 주인공의 도움을 받은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쭉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잔잔한 감동 또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력제를 파는 주인공 청용(서쟁)은 제목 그대로 약신이 아닌 장사꾼에 불과한 인물이다. 단지 중국에서 파는 정품 약(글리벡)이 너무도 비싼 탓에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인도산 글리벡을 들여와 돈이 없는 이들에게 싸게 판매하고자 했던 것이 그의 처음 의도였을 뿐이다. 게다가 영화에선 중국산 정품이 아닌 약은 모두 가짜로 규정짓고 있지만 그것은 정품과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음이 증명되며 우리가 흔히 아는 짝퉁과는 다른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가짜로 규정하며 막아서는 것은 결국 비싼 약을 판매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결코 가격을 낮출 생각은 하지 않은 채로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해방을 놓으려 한다. 경찰은 그들 스스로가 원치 않더라도 움직여야만 하는 권력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이기에 그들은 싼 가격에 판매하는 일당을 붙잡으러 다니고, 심지어 싸게 구입한 병자들의 약을 모조리 압수해서 가져간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외친다. 경찰은 인정에 흔들리지 말고 법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결국 법과 권력은 가진 자의 손에 의해 놀아나며 하루하루 목숨을 위협받는 이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무참히 짓밟으려 한다. 청용이 가짜 약장수에게 사업을 넘기고 숨은 이유 또한 법과 권력의 무서움을 알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그의 행동은 이해가 되면서도 매우 아쉬웠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몇몇 사람들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가 시작했던 장사는 단지 그들의 이익만을 위함이 아닌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행위였던 것이다. 마치 의사들에게 주어진,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각인된 위대한 사명처럼..

아마도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였다면 꽤 많은 관객을 동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우리가 자주 봐왔던 성공한 한국영화들의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으며, 중간에 등장한 풍문으로 들었소와 유사한 그 음악 역시도 그런 흐름을 고스란히 살린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는 비록 약신은 아닐지라도 그가 가져온 변화는 무수히 많은 생명에 희망을 가져다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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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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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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