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일을 채우지 못한 스토리
중년의 작가가 청중 앞에 선다. 그리고 자신이 쓴 소설의 일부를 낭독하기 시작한다. 그가읽어 내려가는 이야기는 영상으로 전환되어 스크린을 채우고 영화 속 청중과 영화 밖 관객은 동일한 관점에서 영상으로 표현된 이야기를 보고 듣는다.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에는 화자가 있고 이야기를 듣는 청중이 있다. 때문에 영화가 소설처럼 읽힌다.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은 화자의 존재를 근거로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이야기 안의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의 화자가 바뀌기도 한다. 영화 속 이야기는 전체를 감싸는 외관을 포함해 넷이고, 화자는 둘이다. 복잡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다행히 복잡하지 않다. 워낙에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갖다 쓴 탓에 머리 아플 일이 줄고 재미도 따라 줄어버렸다. [더 스토리]의 흥행패인은 스타일을 채우지 못한 스토리에 있다.
중년의 작가 클레이(데니스 퀘이드)가 청중 앞에서 자신의 신작을 소개한다. 책속의 주인공은 작가 지망생 로리(브래들리 쿠퍼)다. 그는 소설가를 꿈꾸지만 쓰는 글마다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고 그의 아버지는 꿈을 접고 자신의 사업체에 와서 일하라고 성화다. 로리는 사랑하는 도라(조 샐다나)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퇴짜 맞는 소설가 지망생에게 여의치 않은 생계는 늘 문제. 로리는 잠시 소설가의 꿈을 유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번다.그러던 어느날, 로리와 도라는 신혼여행지에서 빈티지한 가방 하나를 구매하게 되고, 로리는 가방 안에 오래된 종이 몇 장을 발견한다. 종이에는 이야기가 적혀있고, 로리는 이를 읽자마자 매료당한다. 그는 고민 끝에 오래된 종이 안에 적힌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적고, 이를 출판사에 갖다 낸다. 이야기는 로리의 소설책으로 출간되고 그는 단숨에 부와 명예를 얻는다. 책으로 출간된 로리의 소설을 읽은 한 노인이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 노인은 로리에게 그 소설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중반까지 등장하는 로리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영화는 로리가 표절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적절한 개연성을 부여하는데, 예를 들면 매번 퇴짜 맞는 로리의 글, 때마침 우연히 발견한 매력적인 이야기,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결혼생활 등이다. 로리는 자신의 꿈을 막는 모든 장애를 제거할 수단으로 표절을 택한다. 한 번의 표절로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철저히 계산한 결과다. 잃게 되는 것이 작가랍시고 지켜온 스스로의 양심이라면 얻게 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가 바라던 꿈, ‘작가’라는 타이틀이다. 이와 더불어 그에게는 또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는 이 기회를 통해서 자신이 진짜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쓸 작정이다. 하지만 부와 명예라는 덤까지 받은 로리에게 신은 불안한 행복을 던져줬다. 멋모르는 행복에 젖은 도라와 달리 순간순간 내비치는 로리의 표정에 두려움이 보이는 이유는 로리 자신만이 느끼는 죄의식 때문이다. 그 순간, 노인이 그를 찾아온다.
영화는 노인이 찾아오는 순간부터 스토리의 매력을 잃는다.
노인의 등장은 흥미를 배가시키기 보다는 의문을 갖게 한다. 제기되는 의문은 노인이 전하는 이야기, 즉 로리가 소설로 출간한 그 이야기가 사람들을 매료시킬 정도로 매력적이고 재미난 이야기인가? 하는 것이다. 영화는 아쉽게도 이 부분을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지 못하다. 노인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랑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을 배경으로 시작된 사랑은 뜻하지 않게 이별을 맞았고, 그 이후 우연히 한 번의 재회가 있었을 뿐. 이 노인의 이야기가 상영시간의 구애를 받아 축약된 이야기라 하더라도, 만약 관객이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디렉터스 컷’을 봤더라도, 판단의 결과를 뒤엎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인의 이야기는 로리가 보자마자 표절을 할 정도로,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매력적이거나 아름답지 않다. 그저 누구나 경험하는 평범한 사랑이야기일 뿐. 이 순간 관객은 영화와의 공감의 끈을 놓는다.
클레이와 다니엘라가 엮이는 부분도 부자연스럽다. 다니엘라는 끝내 클레이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인터뷰이에 불과하다. 다니엘라가 클레이에게 왜 관심을 보이는지, 둘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렇기에 클레이의 진실을 끌어내는 다니엘라에게 좀처럼 집중할 수 없다. 더군다나 뜬금없이 벌어지는 둘의 키스신은 생뚱맞기만 하다.
액자식 구성을 통해 네 가지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문제였다. 매력적이지도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은 평범한 사랑이야기를 굳이 반복적으로 여러 번 들을 필요가 있을까? 스타일을 채우지 못한 스토리가 못내 아쉽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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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K SOUL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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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작가 클레이(데니스 퀘이드)는 소설 낭독회에서 자신의 신작을 소개한다. 책속의 주인공은 작가 지망생 로리(브래들리 쿠퍼). 그가 밥벌이로 쓰는 소설은 출판사에서 매번 퇴짜를 맞는다. 로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도라(조 샐다나)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작가의 꿈을 잠시 접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신혼여행지에서 구매한 가방을 뒤적거리다 오래된 원고를 발견한다. 로리는 원고를 읽자마자 매료당하고, 고민 끝에 출판사로 가져간다. 결국 그 원고는 로리의 이름으로 출간된다. 인기 작가가 된 로리에게 의문의 노인(제레미 아이언스)이 찾아온다. 노인은 표절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 원고를 쓴 주인이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글을 쓰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은 세 가지 사랑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로리, 노인 그리고 클레이다. 이들은 모두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글을 쓴 사람들이다. 로리는 아내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노인은 이별한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글을 쓴다. 클레이는 이들의 삶을 담은 책을 통해 별거중인 아내를 향한 사랑이 변함없음을 말한다. 세 가지 이야기는 아내를 향한 남편들의 순애보라 말할 수 있다. 감독은 현실과 소설을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달되는 영화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액자식 구성이 서로 뒤엉켜있는 세 편의 러브스토리를 전하는데 최선의 방법인 것만은 확실하다. 문제는 이야기 자체가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그 누구의 사연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다는데 있다. 시간과 공간적 배경, 등장인물들도 다르지만 세 이야기 모두 격정적이거나 매력적이지는 않다. 평이한 러브스토리들을 액자식 구성으로 조합한 감독의 의도 또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세 인물 사이에 엉켜있는 실타래가 풀어지는 과정은 재미보다 불편함이 따른다. 브래들리 쿠퍼, 제레미 아이언스, 조 샐다나, 데니스 퀘이드 등 한 연기하는 배우들의 만찬을 즐기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싶다.
2012년 12월 6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