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2007

예외의 경우는 있지만, 보통 1편 보다 더 나은 속편은 없는 편이다. <쏘우> 시리즈도 그래왔고 <인시디어스>시리즈도 그랬고 <데스티네이션>이라든지 더 고전으로 가보자면 <할로윈>,<13일의 금요일>이 있겠다.(나열해 보니 전부다 공포영화다. 모든 공포 영화 속편들이 구리다는 걸 입증해주는 건가.)
이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5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도 이 시리즈에 여전히 열광하는 마니아 분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속편들은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건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5편에 개봉을 앞두고 이 시리즈를 다시 볼 필요성을 느꼈다. 워낙 떡밥을 많이 던졌던 영화였기 때문에... 그렇게 몇 년 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케이티와 미카 커플, 그러던 도중 집안에서 이상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남자친구 미카는 케이티와 자신의 24시간을 녹화하기 시작하는데...
15,000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초저예산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1억 80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제작비에 7100배를 회수 한 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으로 영화와는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었다. <블레어 위치>에서부터 시작된 페이크 다큐 열풍은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완성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레어 위치 이후 나왔던 수많은 아류작들은 사람들에게 실망감만 줬을 뿐, 블레어 위치 이후 페이크 다큐로 성공한 영화가 몇이나 있을까.

그러나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해냈다. 그것도 훌륭하게. 그동안 모든 페이크 다큐 공포 영화들이 그래왔듯이, 이 영화는 핸드헬드(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는 것) 로 진행 되면서 사람들에게 마치 영화의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게 만든다. 아시다시피 원래 허구보다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무서운 법이다. 그동안 들어왔던 괴담들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다른 페이크 다큐 공포 영화는 다르게, 훨씬 퀄리티 높고 완성도 있는 영상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점차 목을 죄어오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은 그 카메라 영상에만 집중 할 수밖에 없다. 즉 주인공의 시선이 자기 자신의 시선. 영화의 주인공에게 완벽히 공감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역시 이런 방식의 영화의 고질병인, 뭔가가 나타나기 전 까지는 너무 영화가 심심하다는 것. 마치 실제인 사건처럼 영화를 연출해 내느라, 영화 초중반의 절반은 미카와 케이티 커플의 일상 생활로 채워져 있는데, 마치 다른 가족들의 홈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지루하고 재미 없다. (이는 속편들에서 더 심화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공감이 힘든 부분이 영화의 대부분은 미카, 케이티 커플의 집에서 일어나는데, 이 집이 미국에는 흔한 2층 집이지만, 아파트에 모여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 현실성 없는 부분. 또 흔히들 지적하는 부분인 제발 불 좀 켜라, 카메라 냅두고 도망가라 등등의 지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후반부는 가히 센세이션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후반부에 반해 마지막 장면만 다시 리메이크했을 정도. 정말 정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파라노말 액티비티 5가 개봉을 한다. 외전들 까지 합치면 벌써 7번째 시리즈인건데, 과연 이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이 미약해지는 이 시리즈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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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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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커넥션35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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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호러 장르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다. 원래 무서운 이야기도 ‘이거 실제 있었던 일인데’라는 말을 덧붙이면 더 무서워지는 법이니까. 연출된 상황이 아닌, 실제라는 점을 부각시키면 호기심과 공포는 배가 된다. <블레어 윗치>가 이러한 방식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우리나라의 <목두기 비디오> 역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게다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를 보고 바로 판권을 사들이고 마지막 10분을 새롭게 찍었다니 여러모로 기대작이다.케이티(케이티 페더스톤)는 8살 때부터 자신의 주변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느껴왔다. 최근 들어 그 강도가 심해지자 케이티의 남자친구 미카(미카 슬롯)는 캠코더로 두 사람의 24시간을 촬영하기로 한다. 거실이나 부엌에서의 일상은 물론이고, 잘 때도 삼각대에 캠코더를 세워 침실을 촬영하는 미카. 촬영된 캠코더에는 문이 저절로 닫히고, 이상한 발자국이 보이는 등 이상한 영상이 찍혀 있다. 케이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유령을 자극하는 미카. 불안해진 케이티는 퇴마사를 부르지만, 퇴마사는 강한 기운을 느껴 집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근접하는 정체불명의 존재는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다.<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심령현상에 관한 영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심령의 존재를 보여주기 보다는 존재가 함께 한다는 설정으로 공포를 이끌어낸다. 또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들이 그렇듯 현실감을 부여하는 핸드 헬드(들고 찍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해 사실을 보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시각적인 정보를 제한해 객관적인 시선을 갖지 못하도록 한다. 관객도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캠코더에 녹화된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공포를 자극하는 유령의 존재에 대해서도 충분한 공감이 이루어진다. 여기에 ‘경찰서에 보관돼 있던 자료’와 같은 자막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한다.보통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들이 그러하듯 <파라노말 액티비티> 역시 입소문을 타고 대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블레어 윗치> <쏘우>와 같은 저예산 대박 영화들처럼 <파라노말 액티비티> 역시 1만 5천 달러라는 초저예산의 제작비로 7,140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처음 13개 극장에서 시작했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반응을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극장에 상영을 요구하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2,712개까지 상영관을 늘렸고, <뉴문> <2012>과 같은 작품들과도 대등하게 경쟁했다.<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은 영화는 기획과 형식의 승부다. 귀신이 함께 살고 있다는 식의 영화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으며, 비주얼에서도 더욱 충격적인 작품들이 많다. 얼마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몰입을 유도하느냐, 어떤 형식으로 영상을 담아내느냐가 관건이었다. 영화는 유튜브 세대답게 동영상의 촬영과 재생을 통한 이야기 전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귀신의 흔적을 발견하는 영상과 일상적인 모습을 모두 담아 긴장을 조율한다. 하지만 집 안이라는 한정적인 배경을 고집하고, 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했으며, 계산된 패턴과 반복적인 영상 등 저예산 영화의 제작적인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파라노말 액티비티>는 귀신들린 사람과 그를 기록한 캠코더 자료를 통해 공포를 만들어내는 영화다. 압도적인 비주얼이나 시종 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흐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고조되는 분위기는 마지막 장면에서 폭발한다. 스포일러이기에 마지막 장면을 누설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성공적으로 엔딩에 다가간다. 그 과정에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엄청난 공포를 기대했다가 낭패를 보는 이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스멀스멀 다가오는 공포의 숨결에 포인트를 둬야 할 것이다.
2010년 1월 11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 (iwai@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