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마이 카
Drive My Car,2021

우리는 분명 앞으로 조용히 나아갈 것이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중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 스파이의 아내의 각본을 맡았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해피 아워, 아사코 이후 오랫만의 연출작으로 국내 팬들을 찾아왔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드라이브 마이 카.
국내에도 많은 팬들이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최근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고 있는데요 개봉은 지난 해 12월에 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고 합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하루키의 2014년도 작품 여자 없는 남자들에 실린 단편 드라이브 마이카, 그리고 같은 책에 실린 다른 단편 셰에라자드까지 덧붙여 완성된 작품입니다. 두개의 원작을 덧붙인 작품이라 하지만 단편이기 때문에 스크린 속에서 어떻게 펼쳐낼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는데요 영화는 이 서로 다른 두개의 단편을 3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오롯이 영상으로 녹여내는데 성공합니다.
하루키의 2개의 단편, 여기에 로드 무비, 그리고 극 중 주인공인 가후쿠가 연출하는 작품인 안톤 체호프의 작품 바야 아저씨까지 더해지며 3시간이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서로간의 접점이 없을 것만 같은 이 각각의 이야기는 영상 속에서 하나로 자연스럽게 어우려지며 상실과 치유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데 성공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된다.

하루키의 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가진 배우, 그리고 전속 드라이버에 대한 이야기라는 뼈대를 가지고 오되 로드무비라는 방식을 통해 같은 듯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 인데요 극 중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결로 상실이라는 키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극 중 인물들, 그리고 연극 바야 아저씨의 대사를 통해 상실이라는 것을 각자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려내는 이러한 메시지는 그 자체만으로 보는 이들에게 어떤 위로를 전해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메시지 때문인지 3시간이라는 긴 런닝 타임 속에서도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네요.

런닝 타임이 긴 만큼 이런 특유의 감성적인 영화를 즐기지 않는 분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영화 걸어도 걸어도, 또는 카모메 식당 같은 영화를 즐겨보셨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담백한 영화가 보고싶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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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작가의 팬들.
일본 특유의 감성을 통해 치유와 위로를 받고 싶은 분들.
카모메 식당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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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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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오카다 마사키, 기리시마 레이카, 박유림, 진대연장르: 드라마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시간: 179분개봉: 12월 23일간단평배우인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와 배우에서 각본가로 전향한 아내 ‘오토’(기리시마 레이카). 오토가 잠자리에서 가후쿠에게 왕왕 이야기를 들려주면, 다음 날 가후쿠는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상기시켜주곤 했었다. 예정된 출장 일정이 급히 변경되어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가후쿠는 오토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다. 직시가 아닌 회피를 택한 가후쿠,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 이유를 영원히 물을 수 없게 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중년 남자 ‘가후쿠’와 우연한 기회에 그의 운전사로 동선을 같이 하게 된 젊은 여성 ‘미사키’(미우라 토코), 내면에 깊은 어둠을 간직한 두 사람이 만나 그 어둠을 직면하고 인정하기까지를 긴 호흡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형식적인 구분은 없으나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기후쿠와 오토의 전사, 히로시마 시기(아내를 잃은 기후쿠가 연극 연출을 위해 히로시마에 머물고 이때 운전사 미사키를 소개받는다), 마지막 홋카이도 여정이다. 영화는 클라이막스인 홋카이도 시퀀스를 위해 179분의 긴 러닝타임을 천천히 빌드업하고 다져가는 인상이다. 가후쿠는 아내, 미사키는 엄마라는 삶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사람의 죽음에 심리적인 부채감을 지녔다는 점에서 둘은 닮았다. 더불어 분노, 상처, 슬픔, 용서 등 적기에 표출하지 못한 감정을 가슴 한편에 봉인해 왔는데, 마침내 홋카이도에서 마음속 깊은 곳을 대면하기에 이른다. 그 순간 인물을 타고 흐르는 감정의 격랑을 직접적인 발화와 더불어 설경과 담배 (연기)로 응축, 임팩트있게 포착한다. 또 히로시마에서 ‘유나’(박유림)의 수어 연기를 비롯하여 중국어, 일본어 등 다 언어로 기획한 연극 ‘바냐아저씨’ 역시 상당히 이채로운 지점이다.긴 대사가 종종 등장하고 결코 ‘말’이 적은 영화가 아님에도 수다스럽지 않다. 침묵과 적요의 묘를 잘 살린 작품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다. 감독은 이야기를 확장하는 데 있어서 원작이 수록된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실린 ‘셰에라자드’와 ‘기노’를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