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랜드
PRISONERS OF THE GHOSTLAND,2018

서양감독이 동양문화를 자신의 작품에 접목시키려 할 경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 결과물은 매우 이질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어색하게 표현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오징어게임에서 외국인들의 연기가 해외 팬들에 의해 논란이 되었던 것처럼.. 물론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빌을 통해 꼭 그렇지 않음을 증명해냈고 다양한 액션스타일을 하나의 이야기 안에 잘 녹여냈다. 그렇기에 그 정도의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모르는 것은 아예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몇 달 전 성상납 스캔들로 논란이 되었던 일본 영화감독 소노 시온의 고스트랜드(프리즈너 오브 더 고스트랜드)는 아마도 그가 만든 수많은 괴작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최악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엉망진창인 이 영화는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무수히 많은 영화(혹은 영화가 아닌 다른 어떤 것)에서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가져다 쓴 흔적이 보이고 있기에 오마주 느낌의 무언가로 볼 여지도 있긴 하겠지만, 그 또한 매우 억지스러운 평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심각했던 고스트랜드는 이미 데이빗 린치의 1990년 작 광란의 사랑을 통해 이와 유사한 경험을 했던 니콜라스 케이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시 한 번 그를 기이한 모험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지만, 적어도 광란의 사랑은 자신의 스타일은 끝까지 유지한 채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스트랜드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비포장도로 위를 졸린 상태로 마구 달려가다 마지막에 전부 박살나도 좋다는 심정으로 만든 작품 같다. 매드맥스 흉내도 열심히 내보면서..

물론 이것은 결코 매드맥스를 따라한 것이 아닌, 같은 일본의 작가인 하라 테츠오의 만화 북두의 권을 따라한 것이라 말할 여지도 있겠지만 이 만화 역시도 매드맥스에서 따온 것임을 다들 알고 있기에 그리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츠카모토 신야의 철남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들이 있다고도 볼 순 있겠지만 이 역시도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히어로(니콜라스 케이지)의 가죽 의상을 보는 순간 히로야 오쿠의 만화 간츠가 떠올랐던 것 역시도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자체가 흥미진진했다면 관객들은 큰 불만 없이 이 영화를 즐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100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리 지루하지 않게 즐길 가능성도 존재했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목에 족쇄가 채워지는 그 순간부터 그것이 풀리는 순간까지 영화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뒹굴다가 그대로 끝나버리고 만다. 고스트랜드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안에 머무는 이들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 채로..

영화는 히어로가 버니스(소피아 부텔라)라는 여성을 찾아내 데려오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지만 그보다는 그저 소노시온이 하고 싶었던 것들(예를 들면 자동차를 타고 가야하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자전거를 타게 만드는 그 엉뚱함이라던가 사람들을 마네킹처럼 세워놓고 예술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이나 거대하게 세워놓은 매드맥스 아류의 세트장을 결국에는 파괴해버리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혹은 본인이 보고 싶었기에 그렇게 억지를 부리며 만든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오직 자신의 쾌락을 위해.

가끔 거장병에 걸린 감독들은 자아도취에 빠져 관객들과 멀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매우 냉정하며 철저하기에 그들을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타협만이 최선의 길은 아니기에 이를 추천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적어도 영화는 자신을 위함이 아닌 관객을 위한 예술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물론 소노 시온에 대한 기대는 딱히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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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
다양한 예쑬, 미학에 관심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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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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