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필름을 타고
It's a Summer Film , 2020

최근 개봉한 영화 아바타 2편(물의 길)의 러닝타임은 3시간을 넘는다고 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그보다 더 긴 러닝타임을 기록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리 재미있는 오락영화라 할지라도 너무 길면 관객들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길게 만들어지는 이유는 단지 작가의 욕심 때문만이 아닌 영화의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을 길게 잡는다고 무조건 완성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에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Z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컨텐츠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그것의 문제를 청춘영화 안에 잘 녹여내고 있는 썸머 필름을 타고는 보통의 청춘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청춘물이 추구하는 로맨스 장르의 아련하면서도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며(사무라이 라이벌의 대립을 로맨스에 비유하며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지금은 찾아보지 않을 고전 사무라이 영화를 이용해 청춘들의 우정과 영화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미래엔 영화가 사라지게 된다는 설정을 가져오며 SF적인 요소도 첨가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미래에서 온 린타로(카네코 다이치)는 상당히 특별한 캐릭터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가 전하는 미래의 메시지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이 영화가 왜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에 완성된 두 편의 작품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영화가 존재하는 이유를 드러내고 있으며,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야기는 곧 또 다른 이야기의 기회로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를 표현하는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유치하면서도 쓸데없이 진지했던 탓에 가만히 지켜보기가 쉽진 않았지만, 이 역시 일본 영화 특유의 매력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결국 관객들 각자의 몫이 되겠지만! 어쨌거나 영화는 세 명의 소녀들을 통해 영화가 지닌 매력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미래에 훌륭한 영화감독이 될 맨발(이토 마리카)과 그녀의 친구들 블루 하와이(이노리 키라라)와 킥보드(카와이 유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취향을 지니고 있는데..

사무라이의 결투 장면을 보며 빗자루를 들고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소녀들의 모습은 어릴 적 친구들과 TV에서 본 만화영화의 장면들을 따라 하던 그 시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순수한 마음이 곧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것이고 영화를 직접 찍도록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맨발이 전하는 과거의 유산이 린타로의 미래로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끊임없는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런 마음이야말로 더 나은 모습, 발전하는 미래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스크린)를 통해 현재와 과거가 이어진다는 맨발의 말은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대사라 할 수 있다.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가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의 목적은 이뤄진 셈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의지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린타로에게 바톤을 넘긴다. 비록 숏츠 형태의 컨텐츠가 유행하며 영화산업이 흔들린다 할지라도 계속되는 관심과 애정은 이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열쇠가 될 테니까!

일본 영화 4월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아쉽지만 극장에선 보지 않을 영화로 손꼽았던 기억이 있다.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 보고 싶었던 영화임에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러닝타임이 생각보다 짧았기 때문이며 결국 나중에 비디오로 보고 후회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결국 그때에도 영화는 우리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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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청춘영화가 보고 싶다면..
일본영화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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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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