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Adulting at Eighteen, 2022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린다고 그것을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고집을 꺾어야만 가능한 문제라기보단 타고난 특성을 바꾸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며, 이 문제 자체가 과연 나만의 문제인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인간은 오랜 경험을 통해 각자의 루틴을 완성하고 이에 대한 믿음도 어느 정도 생기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중요시하며 기존의 특성을 관철한다.
물론 윤서(임선우)의 행동이 이전과 달라지면서 변화된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수찬(김명찬)에 대한 호감 때문에 생긴 수동적인 변화일 뿐 그녀 자체의 습성이 180도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수찬의 직업이 배달부가 아니었다면 배달부에 대한 그녀의 태도는 여전히 그 상태였을 것이 틀림없다. 그저 수찬과의 첫 만남에서 발생한 사고가 떠올랐기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고, 수찬과의 인터뷰가 없었다면 그녀는 계속해서 그런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수찬이 제목의 주인공인 영화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는 오히려 윤서에 의해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하나의 사건을 통해 맺어진 관계와 그 관계가 인생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찬이 킥보드를 도둑맞게 되면서 시작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의 킥보드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는 유석(이상희)을 찾는 내용으로 넘어가고, 다시 유석에게 훔친 킥보드를 판 민지(엄채영)를 잡는 것으로 확대된다. 이 과정을 통해 윤서와 수찬 그리고 유석은 특별하진 않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 이상한 에피소드는 나중에 수찬에게 큰 도움이 되어 그가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그를 구원해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만일 그의 테두리 안에 윤서가 없었다면, 혹은 유석의 존재마저 알지 못했다면 수찬은 난감한 상황에서 괴로운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없었다고 할지라도 다른 방법을 찾았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그 순간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그때! 그의 옆에 윤서가 있었던 것은 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수찬의 인생을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비춰서 설명하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보다는 윤서라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녀가 소중한 사람을 만나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수찬이 윤서를 통해 도움을 얻었던 것과는 달리, 윤서는 수찬을 통해 본인의 가치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는 기존에 다른 여성을 인터뷰하고 난 뒤 보였던 쌀쌀맞은 태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으며, 볼링장에서 보이던 두 개의 행동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녀가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해!
타인에 대한 감정적인 태도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을 우선시하는 윤서의 입장에서 킥보드 사건을 비롯한 여타의 문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를 계기로 변화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오직 수찬에 대한 호감 때문이다. 만일 그들의 관계가 발전되어 보다 가까워졌다면 윤서는 점점 수찬의 행동에 불만을 가졌을 것이고 문제를 제기하며 자주 다퉜을 것이다. 아마 자립 수당을 신청하러 갔다가 그냥 돌아온 일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상황에 따라 자신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호감이 있는 이성을 대할 때이다. 그들은 마치 상대가 원하는 이상형이 본인인 것처럼,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맞춰서 흉내를 내고 그런 사람인 양 행동한다. 하지만 거짓된 행동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래서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그 모습이 진짜 그 사람의 모습이었던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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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면..
독립영화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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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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