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정적만이 감도는 연구실에 출근하여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하는 레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로봇 프라모델을 수집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그에게 문제 많은 남매,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올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는 수상한 할머니가 짐처럼 남겨진다. 설상가상 혼자 살던 아파트에 불이 나고, 어쩔 수 없이 문제 많은 가족들과의 예측 불가능한 동거가 시작된다.
은둔형 외톨이 형 모리, 드세고 제멋대로인 여동생 리사로 인해 레이의 평온했던 삶은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게다가 말도 통하지 않고 피부색까지 다른 수상한 할머니까지! 할머니의 정체가 끝내 미심쩍은 레이는 몰래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수집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는데…
* 출연진의 다른영화 :
토일렛 Toilet , 2010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국내에도 많은 고정팬을 가지고 있는 그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10년도 작품 <토일렛>입니다. 무려 5년 전 작품이지만, 전작 <안경> 이후로도 5년만에 나온 작품이다보니 많은 팬들이 반가워했던 작품인데요,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그녀의 작품, 우선 줄거리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죠.
항상 같은 색깔의 셔츠, 그리고 같은 색깔의 바지를 입고 정적만이 감도는 연구실에 출근하며 그 누구의 간섭을 받지도, 간섭을 하지도 않는 채 묵묵히 일만 하는 '레이' 혼자만의 세계에서 지내길 즐겨하는 그의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은 로봇 프라모델 수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레이'에게는 문제 많은 남매 '모리', '리사', 고양이 '센세이',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올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는 수상한 할머니가 짐처럼 남겨지게 된다. 설상가상 혼자 살던 아파트에 불이 나고, 어쩔 수 없이 문제 많은 가족들과의 예측 불가능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레이'.
은둔형 외톨이 형 '모리', 드세고 제멋대로인 여동생 '리사'로 인해 '레이'의 평온했던 삶은 엉망진창이 되버리고, 거기에 말도 통하지 않고 피부색까지 다른 수상한 할머니의 정체에 의심을 품은 '레이'는 몰래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수집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는데… 화장실과 3,000달라고 얽힌 이 가족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이 작품을 살펴보면 그녀의 2007년도 작품 <카모메 식당>이 절로 연상됩니다. 일본이 아닌 타국에서 촬영되었다는 점, 그리고 일본인 배우가 아닌 서양 배우들이 대거 출현한다는 점 정도의 공통점이 있어서일까요? <카모메 식당>에서는 오타쿠 청년, 그리고 까페 단골 손님 정도로 등장했던 서양 배우들이 이 작품에서는 극 중 할머니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서양 배우들로 구성, 전개됩니다.
거기에 대사도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데요,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을 생각하며 이 작품을 봤던 저는 처음에 살짝 적응이 안됐었어요. 아무래도 일본 영화니까 당연히 모든 대사는 일본어로 나올 것 이라는 나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듯 하네요. 하지만 서양 배우들과의 작업, 캐나다에서 진행된 촬영 등 모든 것이 새롭게 진행되지만 감독 특유의 따뜻함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극 중 '레이'의 말대로 "일본 사람이 어떻게 우리 할머니라고 할 수 있어?" 라는 의심을 가질만 하지만 이런 의심을 갖는 사람은 오직 '레이'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거기에 개성강한 이 가족들. 서로간의 '소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이 할 만 하죠.
<카모메 식당>에서는 오니기리와 시나몬 롤, 그리고 루왁 커피를, <안경>에서는 1년 중 한달만 먹을 수 있다는 '빙수'를 통해 사람들에게 힐링을 제공해줬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이번에도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가 함께 하면서 이 작품에서는 '교자', 즉 일본식 만두를 통해 각각 따로 지내던 이 가족들을 하나로 묶게 하는 매개체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의심 등으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레이'의 마음을 열게 한 것도 이 '교자'구요. 이렇듯 각각 다른 가족들을 하나로 묶게 만든 매개체는 '교자'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게 해준 것은 결국 동양인 할머니입니다. '레이'의 마음을 열게 해준 '교자', '모리'의 '재봉틀', '리사'의 '에어기타'를 통해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동양인 할머니와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후 '교자'를 통해 다시한번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이 작품을 보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거나 엄청난 사건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잔잔하게 전개가 되고 조용하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인물간의 갈등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큰 갈등 상황에 있는 것도 아니고요.
호흡도 느리죠.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따뜻하고 위로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요, 이러한 느낌은 감독의 능력도 있겠지만 극 중 할머니 역을 맡은 '모타이 마사코'의 힘이라고 생각되네요.
극 중 대사도 없고, 크게 과장된 연기를 보이지도 않는 그녀이지만 이 작품에서도 중심을 정확히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하지만 중심을 잡고 있는 '모타이 마사코'의 연기도, 그리고 '오기가미 나오코'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을 살펴볼 때 이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라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담백하고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극 후반부 나름 충격적인 가족의 비밀이 밝혀지지만, 그 과정 등도 잔잔하게 나오고 있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데 이유가 없다"는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도 잔잔하게 나타나니까요.
때문에 이 작품을 볼 생각이시라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신지 생각해보고 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가장 좋은 것은 감독의 전작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안들지 결정하시는 것이겠지만 말이죠. 저는 힐링이 필요할 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을 즐겨보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토일렛>이었습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영화의 팬들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토일렛(화장실)? 장르도 내용도 감이 전혀 안 오는 이 영화에 대해 가늠할 있는 가장 큰 힌트는,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다. 오기가미 나오코를 모른다면 그녀의 전작들인 <카모메 식당> <안경> <요시노 이발관>을 떠올리면 된다. 그조차도 모르겠다면, 이번 기회에 오기가미 나오코의 작품을 한 번 만나보기를 권한다. 오기가미의 작품임을 드러내는 요소와 분위기가 빼곡히 들어 서 있는 <토일렛>은 그녀의 작품세계에 입문하기에도 복습하기에도 무난한 영화다. 로봇 프라다 모델 수집이 유일한 취미인 연구원 레이(알렉스 하우스). 세상의 간섭을 피해 홀로 살아가던 그에게 어머니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유망한 피아니스트였지만 지금은 은둔형 외톨이가 된 형 모리(데이빗 렌달), 드센 여동생 리사(타티아나 마스라니) 그리고 어머니가 일본에서 데리고 온 할머니(모타이 마사코)가 남겨진다. 그들과의 갑작스러운 동거가 마음에 안 드는 레이. 급기야 화장실에서 나올 때 마다 한숨을 푹푹 내 쉬는 말도 통하지 않는 할머니가 친할머니가 맞는지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가는 곳’, ‘울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 ‘그러나 사람들은 그 가치를 모르는 곳’. 최근 방영되는 모 욕실 회사의 광고 카피다. 아닌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배설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다. 더 나아가 그 배설의 공간인 화장실을 다소 불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고상한 척 하는 사람도 피해가지 못하고 ‘자연의 법칙’에 몸을 맡기게 되는 곳이 또 화장실이다. 오기가미 감독은 ‘순환’의 특성을 지닌 화장실을 통해 가족의 ‘소통’, 더 나아가 타문화를 이해하려한다.그 매개체로 (하필이면 혹은 굳이)화장실을 선택한 게 의문일 수 있겠지만, 음식점(<카모메 식당>), 이발관(<요시노 이발관>), 민박집(<안경>) 등 소소한 일상과 공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온 감독의 전작들을 떠올려보면, 화장실이란 공간이 뜻밖의 선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할머니의 한숨이 문화가 다른 낯선 화장실이 주는 답답함에서 기인함을 레이가 알아챈 순간,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할머니를 이해하려 하는 순간, 관객은 진정한 가족의 탄생을 목도하게 된다.화장실이 동양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을 반영한다면, 동양인 할머니가 파란 눈의 손자들에게 다가가는 재료는 만두와 낡은 재봉틀, 그리고 에어 기타다. 영어를 못하는 할머니는 손수 빚은 만두로 레이의 마음을 녹인다. 낡은 재봉틀로는 모리에게 잃었던 용기를 준다. 에어 기타를 통해 리사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대수롭지 않은 소소한 물건들을, 사람과 사람의 닫힌 문을 여는 열쇠로 둔갑시키는 연출력이 뭉클하다.하지만 <토일렛>은 그녀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카모메 식당>과 비교해 봤을 때, 마음에 와 닿는 감동도, 간절함도, 재미도, 빈 공간에 내려앉는 따스함도 조금씩 아쉽다. 기대에 크게 어긋나는 건 아니지만, 다소 민숭민숭한 게 식으면 윤기가 사라지는 만두 같기도 하다. 전작이 너무 좋았던 감독이 안고 가야 숙명인 셈이다.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