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홀
Rabbit Hole

영화 <래빗 홀>은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 '베카'와 '호위'가 아픔을 치유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린지'의 작품으로 알려진 <래빗 홀>은 연극무대에서 먼저 선을 보여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수여하는 연극상인 '토니 어워즈'에서 5개 부분에 노미네이터 되고, 이후 '퓰리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미모와 재능을 두루 갖춘 배우 '니콜 키드먼'과 연기파 배우 '아론 에크하트'가 부부로 열연을 펼쳤고, 뮤지컬 영화의 대표격인 <헤드윅>을 연출한 '존 카메론 미첼'이 감독을 맡았다. 영화는 기존의 비슷한 부류의 영화와 달리 좀 더 사실적이고 진정성 있게 그려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적한 동네에 단 둘이 살고 있는 '베카(니콜 키드먼)', '호위(아론 에크하트)' 부부. 겉으로 보기에 다정하고 평범해 보이는 둘이지만 8개월전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 대니를 잃은 슬픔에서 아직은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였다. 평소 활발하던 부부지만 사고 이후 베카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되도록 멀리 하며 혼자 지내지는 시간이 길어지고 호위는 매일 아들의 영상을 보며 아들을 그리워 한다.
두 사람은 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도 참석해 보지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받아 들이기가 힘든가 보다. 그러던 어느날 베카는 실수로 호위의 휴대폰 속에 저장되어 있던 대니의 영상을 지우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그동안 서로에게 쌓여있던 불만을 쏟아내며 심한 갈등을 겪는다.

설상가상으로 베카가 사건의 가해자인 제이슨을 만난다는 사실을 호위에 들키고 만다. 사실 베카가 제이슨을 만난건 우연이었다. 지나가던 제이슨을 보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를 뒤쫓아 갔다. 정확히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와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 나간다.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호위 역시 제이슨의 실수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를 이해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베카가 제이슨을 만났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또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큰 위기를 맞는 두 부부는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영화 <래빗 홀>은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의 겪게 되는 슬픔과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수 개월전 아들을 떠나 보냈지만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위로를 해주지만 오히려 그 이야기를 꺼낼 때 마다 아픈 기억이 떠올라 그 자리를 괜히 피하게 되는 베카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람들과의 교류도 멀어지고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난다. 가장 먼저 영화는 사람 마다 느끼는 슬픔의 무게나 깊이가 다르다는 말을 한다. 각자의 개성과 사고방식이 다르듯 그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천차 만별이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은 같지만 각자가 그 아픔을 견뎌내는 자세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알지만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하지 못해 서로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베카 역시 가슴 아프지만 아들을 잊기 위해 그 흔적을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대니를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호위는 영상이나 여러 유품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의견 충돌을 겪게 되는데, 신경 예민해 질대로 예민해진 베카는 호위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과도 갈등을 겪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것만 보고서 베카를 나무랄 수 없다. 여기서 누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할 수 없는 것이 맞다. 정해진 법칙이란건 존재하지 않고 각작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고민이 빠지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답답해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고통을 잊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흔적을 간직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를 잃는 다는 것은 정말로 슬픈이다.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 트라우마에 얽매여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향은 가지만 서로가 원하는 목표는 같다. 개인 위주의 생각으로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어떤 것이 고통을 나눌 수 있는 길인지를 신중히 모색해 나가야 한다.

영화가 결국 얘기 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시간이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슬픔을 완전히 잊는다는 것은 힘들다. 다만 그 고통의 무게는 시간이라는 자연 앞에서 조금씩 줄어 든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이 생긴다고 할까? 조금씩 덤덤해 지는 시기가 찾아 올 것이다. 무엇이든 그 과정이 힘들기 마련이다. 매일 슬퍼하고 그리워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끼쳐가며 살 수는 없다고 본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모습을 갖고 살아 간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부부라 할지라도 분명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인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처럼 서로 조금씩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 인간의 인생이 아닐까? 자신은 괜찮다고 하지만 스스로 탈출하지 못한다면 그 고통은 자연스레 주변에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끼친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씩 차근차근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은 힘들지만 결국 시간이 말해 주듯 우리의 아픔 또한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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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무게를 줄이고 싶은 사람
이별의 아픔에 슬퍼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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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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